"IPO 대어 담아볼까"…K-OTC 日거래대금 70억원 육박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8.04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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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비상장주식 장외시장인 K-OTC의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다. SK바이오팜 (92,500원 ▼2,200 -2.32%). 와이팜 (3,085원 ▼140 -4.34%) 등 잇단 공모주 흥행에 차기 IPO(기업공개) 대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K-OTC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비상장주임에도 기본공제 대상에 포함된데다 코스피와 코스닥 등 장내시장에서 다양한 상장 성공 사례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K-OTC 일평균 거래대금 69억원…역대 세 번째 규모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의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69억원이다. 전월대비 28.6% 급증했다.지난해 11월(114억원), 12월(74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7월 전체 거래대금은 1582억원이다. 지난해 11월(2386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소속별로는 등록기업부의 거래대금이 654억원으로 전월대비 14배 넘게 늘었다. 지정기업부는 927억원으로 18.2% 줄었다. 등록기업은 K-OTC에 직접 등록한 비상장기업, 지정기업은 K-OTC가 직접 지정한 비상장기업을 뜻한다.

K-OTC 관계자는 "등록기업 같은 경우에는 상장을 염두에 두고 들어오는 기업"이라며 "기존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를 열어준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거래대금 급등과 관련해서는 "이슈가 있었던 종목들이 있었다"며 "상장과 임상실험 등 특정 이슈가 있을 때마다 거래대금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앞둔 바이오벤처에 쏠린 관심…전체 76.7% 차지
/사진제공=아리바이오/사진제공=아리바이오
종목별로 살펴보면 아리바이오(618억원), 오상헬스케어(구 인포피아)(310억원), 비보존(288억원) 순으로 거래대금이 컸다. 7월 전체대금의 76.7%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아리바이오는 치매 치료제인 'AR1001'을 개발 중이다. 지난달 2일 AR1001은 미국 FDA(식품의약국) 임상 2상의 전반부 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 이에 대한 글로벌 특허도 갖고 있다. 내년 중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상헬스케어는 2016년 임직원 횡령 등 부실경영으로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됐다. 그러나 이후 사명을 바꾸고 재무건정성을 확보하면서 2018년 K-OTC에 신규 지정됐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COVID-19) 진단키트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재상장을 추진 중이다.

진통제 치료제 바이오업체 비보존은 바이오벤처 투자회사 '이후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해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 루미마이크로 (3,320원 ▲5 +0.15%)를 통한 우회상장을 검토 중이다.

5000만원 기본공제 포함…세제혜택으로 투자 독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사진=이기범 기자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사진=이기범 기자
최근 발표된 금융세제 개편안도 K-OTC 투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개편안에 따르면 K-OTC에서 거래되는 중소·중견기업 비상장주는 5000만원 양도소득 기본공제에 포함됐다. 국내 상장주식과 동일한 세제혜택을 받았다.

거래세도 단계적으로 인하한다. 2021년 0.02%포인트, 2023년 0.08%포인트 인하한다. 증권거래세법 시행령에 따라 K-OTC 거래세는 현행 0.25%에서 최종 0.15%로 낮아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금융세제 방향에서 사모펀드, 파생상품 등과 함께 분류됐던 K-OTC 비상장주가 상장주와 동일한 혜택을 받는 건 고무적"이라며 "중소·중견으로 건강한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는 현 정권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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