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日, 올해는 호우 때문에…文대통령 여름휴가 취소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0.08.03 11:26
글자크기

[the300] 3~7일 5일간 여름휴가 취소…집무실서 호우 피해·대처 상황 점검(종합)

문재인 대통령/사진=뉴시스문재인 대통령/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여름휴가를 취소했다. 수일째 계속된 집중 호우로 속출하고 있는 인명·재산 피해에 대한 대책 등을 직접 챙기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여름휴가를 취소한 건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계획된 휴가 일정을 취소하고, 호우 피해 대처 상황 등을 점검할 것”이라며 “추후 휴가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초 3~7일까지 5일간 여름휴가를 다녀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부지방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속출하자 휴가를 취소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집무실에 머물면서 호우 피해 대책 등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일기예보에 따르면 지역에 따라 최대 5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등 전국 곳곳에 피해가 우려된다.



문 대통령은 일본 수출규제 이슈가 한창이던 지난해 여름에도 휴가 일정을 취소했다. 지난해 7월29일부터 3일간 예정됐던 여름 휴가를 취소하고,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정상 근무를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와 같이 직접 챙겨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지난해 7월말 예정된 각의(국무회의 격)에서 의결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고, 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상황을 직접 챙겼다.

또 지난해 7월25일 북측이 '새로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남북관계 문제를 챙겨야 하는 상황도 휴가취소에 영향을 줬다.


문 대통령은 2017~2018년 여름엔 각종 이슈가 많은 상황에서도 여름휴가를 갔다. 2017년에는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발사 직후에, 2018년에는 남북미 핵협상과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한창일 때 여름 휴가를 떠났다.

지난해와 올해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각종 안보·경제 이슈로부터 국민을 오히려 안심시키면서 △휴식이 있는 삶이라는 문화를 강조하기 위해 '대통령의 휴가'라는 카드를 써왔다. 그러나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될 이슈가 터졌을 땐 휴가를 취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지금은 국정을 챙겨야 할 때란 생각에서 휴가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여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그만큼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