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D램보다 낸드플래시 성장률 쑥쑥 크는 이유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8.03 15:33
글자크기

'언택트 특수'에 올해 반도체 시장 전망 상향…낸드 27%·D램 3%·CPU 2% 성장 전망

코로나 시대, D램보다 낸드플래시 성장률 쑥쑥 크는 이유


올해 코로나19(COVID-19) 국면에도 한국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큰 폭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낸드플래시 성장이 눈에 띄게 높아져 눈길을 끈다.

올해 낸드 성장률 27%…D램 3%·CPU 2%·모바일 AP는 역성장
3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D램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3.2% 증가한 646억달러(77조원)로 집계됐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지난해보다 7.5% 늘어난 185억6000만개다. 이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17.5%를 차지하는 것으로 33개 반도체 제품 중 부동의 1위다.



메모리 반도체의 또 다른 축인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난해 대비 27.2% 성장한 560억달러(66조8000억원)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말에 발표된 성장률 전망치 19%에 비해 8%p(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성장률만 놓고 봤을 때 낸드플래시는 33개 반도체 제품 중 1위다. 반도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2%로 2위를 달린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합친 메모리 시장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7%로 3분의 1에 달한다.

PC용 CPU(중앙처리장치) 시장 규모는 지난해 대비 2.2% 성장한 417억달러(49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반면 모바일용 MPU(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은 지난해보다 3% 줄어든 209억달러(약 24조946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올 상반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IC인사이츠는 "하반기에 5G 스마트폰 구매가 늘며 스마트폰 판매가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시장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글로벌 반도체시장 매출 전망치도 코로나19 감염 이전보다 오히려 늘어날 전망이다. IC인사이츠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3602억 달러) 대비 소폭 오른 3683억 달러(439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언택트 특수' SSD 타고 낸드 시장 훨훨
업계에서는 올해 메모리 시장의 성장 요인을 '언택트 특수'에서 찾는다. 올 초 코로나19로 세트 부문의 공급망이 차질을 빚고 수요도 위축됐지만 온라인 수업과 재택근무 등 비대면 경제 확산으로 PC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며 이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메모리 시장에서도 낸드플래시 성장성이 D램보다 더 높다고 본다. IC인사이츠는 지난해 12월 D램 시장의 올해 매출 성장률이 12%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이번 보고서에서는 이를 대폭 낮췄다.


낸드플래시 고속 성장은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고밀도·고성능화에 크게 기인한다. SSD는 반도체 기반의 정보 저장 장치로, 하드 디스크보다 속도가 빠르고, 발열·소음이 적다.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뿐 아니라 소비자용 PC, 노트북, 게임콘솔 등에도 쓰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231억달러였던 글로벌 SSD 시장 규모는 올해 326억달러로 41.3% 증가할 조짐이다. 이중 소비자용 SSD 시장 규모는 161억달러로 전년대비 54.3% 늘어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는 가격탄력성이 D램에 비해 높아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침체로 가격이 크게 하락했을 때 고객사 수요가 그만큼 빠르게 증가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우호적인 가격 흐름이 이어진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해 지난 2분기 낸드플래시 사업 중 SSD 비중을 처음으로 50% 수준으로 높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낸드플래시 사업의 흑자 전환을 기대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SSD 시장에서 30.5%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수요는 당분간 줄어들 일이 없다"며 "기존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SSD 교체 수요가 여전히 많은 데다 스마트폰의 고용량화와 신규 게임 콘솔 출시가 하반기 낸드플래시 수요를 견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