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적표 받은 유한양행, 영업이익 90배 '껑충'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0.08.0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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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성적표 받은 유한양행, 영업이익 90배 '껑충'


올해 2분기(4~6월) 대형·중견 제약사들의 실적이 지난해 2분기 때와 비교하면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영업활동 제한과 병원 내원환자 감소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외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진전을 통해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을 챙긴 유한양행이나 만성질환 치료제를 주력 제품으로 하는 종근당은 ‘코로나 리스크’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한양행 (70,100원 ▲1,600 +2.34%)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배 증가한 404억원, 매출은 14.9% 오른 4086억원이다. 저조했던 1분기 실적을 2분기에서 견인하며 상반기 누적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265.4% 성장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얀센에 이전한 폐암 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의 임상 진전에 따라 지난 4월 받은 기술료 3500만달러(약 432억원) 중 378억원이 2분기에 인식된 덕분이다. 베링거인겔하임과 길리어드에 각각 이전한 신약 후보물질들의 마일스톤도 2분기에 반영됐다.

종근당 (101,600원 ▲2,500 +2.52%)도 코로나19 악재를 피해갔다. 2분기 영업이익이 3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9% 늘었고 매출은 3132억원으로 17.6% 증가했다. 종근당은 지속적 복용이 필요한 당뇨와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가 주력이라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실제로 종근당은 2분기에 케이켑·프리베나·이모튼 등 기존 제품을 비롯해 큐시미아·네스벨 등 신제품의 판매 증가로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도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해 비대면 마케팅으로 전환하면서 판매관리비가 줄어든 효과도 봤다.


녹십자·한미·대웅·동아ST·중외, 매출·영업이익 부진
이외 제약사들은 다소 암울한 실적을 보였다. GC녹십자와 한미약품 (316,000원 ▲18,500 +6.22%)은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고 대웅제약 (109,200원 ▲1,100 +1.02%)동아에스티 (68,800원 ▲2,400 +3.61%), JW중외제약 (29,800원 ▲1,400 +4.93%)은 적자 전환했다.

GC녹십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15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2% 감소했다. 매출은 1.1% 오른 3600억원이다. 코로나19로 선적 일정이 변동돼 수출용 독감백신의 실적이 1분기와 2분기로 나눠 수치가 적게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GC녹십자 측은 설명했다.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반토막 났다. 2분기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1% 줄었고 매출은 2434억원으로 10%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적으로는 각각 19.8%, 2.5% 떨어졌다.

코로나19 영향에 직접 노출된 중국 법인 북경한미약품의 실적 부진이 역성장을 주도했다. 북경한미약품은 중국 시장 상황 악화로 2분기에 전년 대비 52% 감소한 매출 27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 전환했다.

대웅제약은 2분기와 상반기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2분기 매출은 14.2% 떨어진 2260억원, 상반기는 9.4% 줄어든 4543억원이다. 불순물 검출에 따른 ‘알비스’ 잠정 판매중지와 ‘나보타’ 균주 관련 메디톡스와의 소송비용 증가 영향이 컸다.

동아에스티는 2분기 매출이 26.4% 감소한 1116억원, 영업손실은 9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문의약품의 유통 물량이 지난 1분기에 사전 공급된 영향과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수출과 의료기기·진단 부문의 매출이 감소한 탓이다.

JW중외제약도 2분기와 상반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 여파와 일시적인 매출원가 상승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환율상승, 재고자산평가충담금(가드메트 제조·판매중단) 증가 등으로 매출 원가가 상승해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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