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고 월급 12년간 모아야 '서울 아파트' 산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0.08.0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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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 사진 = 뉴시스2일 오전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서울에 사는 가구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아파트를 장만하는 데 12년 이상 걸린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가 3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연간 가구 평균소득 대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비율인 PIR(Price to Income Ratio)은 12.13으로 추산됐다.

PIR은 주거비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평균 집값이 평균 소득의 몇 배인지를 나타낸다. PIR이 높을수록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뜻이다. 서울의 PIR이 12.13이라는 것은 서울 시민이 월급을 지출하지 않고 12.13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계산의 소득 자료는 지난해 기준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서울의 연간 가구 평균소득은 6821만원이었으며 지난해 12월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감정원 주택가격 동향조사 기준)은 8억2723만원이었다.

2017년과 2018년 서울의 아파트 PIR은 각각 10.16과 10.88로 PIR은 3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의 아파트 PIR도 2017년 5.50, 2018년 5.58, 지난해 5.85로 매년 오르고 있다.

양 의원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자 무주택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제도를 보완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과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제도는 땅의 소유권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정부에 남겨 두고 건물만 팔아 분양가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제도다. 이명박 정부 때 이 법에 의해 반값 아파트가 공급됐으나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양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전매제한기간을 30년으로 하고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팔 때 LH가 매입하게 하는 등 가격 안정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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