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태풍까지…다음주까지 쭉 비 온다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2020.08.03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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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뉴스1) 황기선 기자 = 중부지방이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비가 내린 2일 오전 경기도 하남시 한강 상류 팔당댐에서 수문이 열려 물이 방류되고 있다. 2018.8.2/뉴스1(하남=뉴스1) 황기선 기자 = 중부지방이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비가 내린 2일 오전 경기도 하남시 한강 상류 팔당댐에서 수문이 열려 물이 방류되고 있다. 2018.8.2/뉴스1


갑작스런 폭우로 주말 내내 전국적으로 사건사고가 이어진 가운데 제4호 태풍 하구핏(HAGUPIT)의 영향으로 당분간 장마는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4일까지 매우 강하고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분석한다. 예상 강수량은 3일 밤 12시까지 서울·인천·경기도, 서해5도 지방에 100~200mm다. 많은 곳은 300mm 이상 비가 쏟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비는 이번주를 지나 다음주까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오후 9시경 일본 오키나와 남쪽 59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하구핏은 3일 새벽 대만 북부에 상륙했다. 예상대로라면 태풍 하구핏은 4일 새벽 중국 푸저우 지역에 상륙해 5일까지 중국 동부를 훑고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벌써부터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철도 일부 구간이 물에 잠겨 기차 운행이 중단되는가 하면 산사태로 인한 토사가 주택을 덮쳐 인명피해가 나기도 했다. 8월까지 장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강남역 인근에는 하수가 역류해 침수사태가 벌어져 시민 불안감이 급증했다.



지난 2일 오전 7시10분께 경기 안성시의 한 조립식 앙계장이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50대 남성 1명이 숨졌다. 소방당국은 남성이 산사태를 피해 집 밖으로 나가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성 지역에는 이날 오전부터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인명사고는 계속됐다. 충북 음성군에서는 남성 1명이 폭우로 인한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또 충북 제천시의 한 캠핑장에서는 토사가 캠핑장을 덮쳐 이용객 1명이 숨졌다. 충북 충주시에서는 축사가 산사태로 무너지면서 가스가 폭발해 안에 있던 여성 1명이 목숨을 잃었다.

구조인력이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충북 충주시 주택매몰 현장에 출동한 송모 소방관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재 송 소방관의 행방을 수색 중이다.


폭우로 시민들의 발도 묶였다. 시간당 최고 195mm의 폭우가 내린 강원 지역에서는 중앙선과 태백선, 충북선, 영동선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선로에 토사가 밀려들어 열차 이동이 불가능하고 일부 구간이 물에 잠겼다. 한국철도공사 측은 비가 그친 뒤 배수가 이뤄져야 복구작업이 가능해 운행 재개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서울 강남역 인근 도로에 물폭탄이 터졌다. 1일 오후 12시쯤부터 강남역 11번출구 앞 도로에 하수 역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수 역류로 인해 맨홀 뚜껑이 날아가고 흙탕물이 거리로 쏟아졌다. 갑작스런 폭우를 하수구가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강남역 인근은 2010~2015년 이같은 역류 현상을 매년 지속적으로 겪었다. 인근 서초동에 비해 역삼동 쪽 지대가 낮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하수 역류를 막기 위해 2016년 10월 강남역 일대 하수정비 작업을 실시하고 2018년 6월에는 길이 71m의 하수관을 완공했으나 이번 피해를 막진 못했다..

정부는 폭우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전국적으로 비상근무체제를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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