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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임대업에 울고 웃는 정부 창업 통계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0.08.0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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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임대업에 울고 웃는 정부 창업 통계




한국은행과 정부가 국내 창업 분위기에 대해 상반된 진단을 내놨다.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 임대업' 포함 여부다. 정부가 내는 통계에서는 창업 사례 넷 중 하나가 부동산 임대업일 정도로 현실 왜곡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은과 정부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조사통계월보, 신생기업 감소와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국내 기업체 중 신생기업의 비중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2.84%→11.74% →11.68%로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 측은 "비율을 낼 때 분자에 해당하는 창업기업 숫자 자체가 줄어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기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연간 창업기업 동향'은 전혀 다른 추이를 보인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창업기업은 119만개→125만개→134만개로 매년 7만개 이상 증가했다. 전체기업에서 창업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조사하지 않았지만, 중기부는 창업기업 수가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차이는 어떤 자료를 사용했냐에 따라 발생한다. 한은은 통계청이 매년 실시하는 전국·전산업 단위의 '전국사업체조사'를 이용했다. 통계청이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현황을 조사하는 조사다. '물리적 사업장이 없는 기업'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은은 "기업의 생멸추이를 알기 위해 유의미한 사업체만 집계하는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를 기반으로 자료를 분석했다"고 했다.

반면 중기부는 국세청의 '사업자등록신고'를 기반으로 창업기업을 집계한다. 전국사업체조사와 달리 사업자등록만 했다면 사업장 유무와 무관하게 창업기업 집계에 포함하는 것이다. 아직 형태를 갖추지 않은 사업체, 온라인으로만 운영하는 사업체, 1인 프리랜서 등이 포함되면서 숫자가 많아진 것이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창업정책의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창업을 모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두 통계 결과의 차이를 벌리는 업종은 '부동산 임대업' 등 부동산업이다. 부동산업은 대부분 사업장이 없어 전국사업체조사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중기부에 따르면 부동산업 창업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5만6136개→29만4882개→35만6733개로 늘었다. 전체 창업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8%→23.2%→26.9%로 높아졌다. 2017년 12월 발표한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 등이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업을 제외한 창업기업도 92만4350개→95만1694개→97만7405개로 증가 추세지만 폭이 크지 않다.

부동산업이 전체 창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부동산 규제 여부가 정부 창업 통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의 경우 임대사업자 혜택을 줄인 여파로 부동산업 창업이 23.8% 감소했고, 전체 창업 기업도 4.4% 줄었다.


고용이나 생산유발 효과가 낮은 부동산업이 전체 창업 통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창업 정책의 성과를 왜곡할 수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 정부가 올해 들어서도 주택 임대사업자 혜택을 대폭 축소하면서 통계상 창업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임대업 등 부가가치가 낮은 기업을 제외하면 규모가 있고 노동자와 자본을 갖춘 창업기업 숫자는 줄고있다"고 "시장규제 완화 등을 통해 부동산업이 아닌 고부가가치 창업기업의 시장진입이 늘어나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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