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도 다 겪었어" 이재원 향한 박경완의 위로법 [★수원]

스타뉴스 수원=심혜진 기자 2020.08.0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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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이재원./사진=SK 와이번스포수 이재원./사진=SK 와이번스


"양의지도 성장 과정이 있었기에 최고 포수가 될 수 있었다."

SK 와이번스 박경완 감독 대행이 이재원(32)을 위로하면서 NC 다이노스 양의지(33)를 소환했다.

지난 1일 박경완 감독 대행은 팀의 주전 포수 이재원(32)을 3회에 뺐다. 이현석(28)이 대신 투입됐다. 선발 투수 이건욱을 제대로 리드하지 못했고, 1회 2실점, 2회 심우준에게 투런포를 맞으며 4실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3회에도 1사 후 배정대 박경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장성우에게 3점포를 얻어맞고 고개를 숙였다. 여기서 박경완 감독 대행은 이재원을 바꿨다. 부상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이닝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교체한 터라 문책성 교체의 의미로 보여졌다.



올 시즌 이재원은 부진하다. 개막하자마자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이탈한 뒤 컨디션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올라왔다. 결국 다시 2군행. 다시 감각을 끌어올린 뒤 3주 만인 지난달 25일 다시 콜업됐다. 20경기 타율 0.150 5타점에 그치고 있다. 특히 지난주 이재원이 포수 마스크를 쓴 경기마다 실점이 많았다. 가장 많은 실점을 한 28일 LG전을 제외하고 27일 대전 한화전부터 1일 수원 KT전까지 SK는 47실점을 기록했다.

하루가 지난 뒤 만난 박경완 대행은 그를 채찍질하기보다는 위로했다. 박 대행은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투수와 타자에 대한 볼배합을 해야 되는데, 최근 자신이 나간 경기에 실점이 많아지면서 위축된 것 같다. 볼배합에 대한 부분이 무너진 것 같다. 어제 경기는 (이)재원에게 좋지 않다"고 토닥인 뒤 "이럴 때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투수들도 그렇지만 포수도 위축된다. 방망이는 안 터지고 실점이 많아지면 수비 쪽에서 소극적으로 된다. 정면돌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의지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양의지가 두산에 있었을 때였다. 양의지가 포수로 출전한 날 SK에게 많은 실점을 내줬고, 다음날 엔트리에서 말소된 적이 있다. 2군에 내려가기 전 양의지가 박경완 감독 대행을 찾아왔다는 것이다.

박 대행은 "(양)의지가 찾아와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묻더라. 내 대답은 하나였다. '나는 너보다 더 많이 점수를 줬었다. 그런 경험이 없으면 절대 좋은 포수가 될 수 없다. 지금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줄 뿐이었다. 용기를 내서 나를 찾아와 물어봤다는 것에 놀랐다. 그때 '양의지는 되겠구나'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양)의지가 사인을 낼 때 NC 투수들은 거의 고개를 흔들지 않는다. 그만큼 의지가 신뢰를 얻고 있다는 뜻이다. 성장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를 얻을수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결국은 경험이다. 이재원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김광현(32), 산체스(31) 등이 빠진 선발진이 지난해보다 무게감이 떨어졌고, 이로 인해 이재원의 부담도 커졌다. 심리적으로 위축되다 보니 경기 운영, 볼배합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박경완 감독 대행은 "지금 바로 (이)재원이에게 의지만큼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지금 경험이 없으면 만들지 못한다. 투수가 신뢰할 수 있는 포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 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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