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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해서 밥은 먹고 살까" 걱정되는 자녀…부모가 해줄 수 있는 5가지

머니투데이 권성희 콘텐츠총괄부국장 2020.08.0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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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투자노트]



지인이 고등학교 1학년 아들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아들이 하루에 2~3시간씩 PC방에서 보내고, 집에 돌아와서도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한다는 것이었다. 하루에 10시간씩 자고 공부는 안 하고 학교 가기도 힘들어하며 짜증만 낸다는 설명이었다.

나 역시 게임에 빠져 학교에도 제대로 가지 않는 아들을 키우며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밤새 게임하고 온 아들에게 아침 밥을 차려주는 경지에 이르렀다. 아들과 서로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면서 원수처럼 지냈지만 지금은 서로 마음 터놓고 대화하고 의지하고 사랑하는 관계를 회복하게 됐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아이, 앞으로 고생길이 훤히 보이는 삶을 사는 아이,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사진=pixabay/사진=pixabay


첫째, 아이의 현재 모습을 인정한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틀이 있다. 이 틀로 우리는 다른 사람을 판단한다. 남남이면 내 틀에 맞지 않아도 그냥 '마음에 안 들어'하고 지나간다.

하지만 자식은 내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자신이 가진 틀을 강요하려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삶이라는 틀에 자식을 끼워 맞추려 한다.

하지만 부모가 가진 틀은 단순히 개인적인 소신이거나 선입견일 수 있다.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편협한 것일 수도 있다. 때로는 아이가 부모의 틀에 맞출 만큼 준비가 안돼 있을 수도 있다.

아이의 행동이 위법적인 것이 아니고 비윤리적인 것이 아니라면 내 틀에 아이를 맞추려 하지 말고 아이의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변화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둘째, 아이에게 통제권을 넘긴다
아이가 내 틀에 맞지 않을 때 부모는 아이를 내 틀에 맞추려 통제한다. 나 역시 게임 시간을 정해 놓기도 하고 인터넷을 끊기도 하고 용돈을 끊기도 했다. 하지만 통제하려는 나의 모든 시도는 실패했다.

아이는 게임 시간이 끝나도 어떻게 하든 게임을 더했고 인터넷을 끊으니 PC방에 갔고 용돈을 안 주니 친구에게 돈을 빌렸다. 통제를 하면 언제나 통제를 피할 방법을 생각해냈다. 더 큰 문제는 통제를 통해서는 결코 아이가 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이와 관계가 나빠지기만 했다는 점이다.

인지신경과학 전문가인 탈리 샤롯이 지은 ‘최강의 영향력’이란 책을 보면 사람들은 통제력을 행사할 때 만족감이라는 내적 보상을 받고 통제력이 없을 때는 불안감이라는 내적 처벌을 받는다.

우리가 아이를 통제하려는 것도 통제해야 안심이 되고 통제하지 않으면 아이가 잘못되지 않을까, 저렇게 살아서 밥이나 벌어먹고 살까 하는 불안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샤롯은 역설적이게도 통제권을 내주는 것이 강력한 영향력 행사의 도구가 된다고 설명한다.

아이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면 무절제하게 생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균형을 찾는다. 반면 통제하면 아이는 스스로 결정하고 자제하는 훈련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낸다.

/사진=pixabay/사진=pixabay
셋째, 아이와 관계를 최우선으로 한다
지인은 아들이 PC방에 갔다 와서 또 게임을 해도 내버려 두라는 내 말에 “그러다 게임 중독이 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

아이를 내버려 두라는 말이 아이를 방치하라는 말은 아니다. 아이가 게임을 하고 싶으면 하게 두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하지 않게 내버려 두되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일을 중단해선 안 된다.

아이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되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먹을 것을 잘 챙겨주고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따뜻하게 말해주고 보듬어줘야 한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있음을 느끼면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돌아온다.

넷째, 아이의 미래를 예단하지 않는다
부모는 아이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저렇게 살아서 대학은 갈 수 있을까, 취직은 할 수 있을까 걱정한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의 미래를 알지 못한다. 지금 아이의 모습으로 미래를 예단해선 안 된다.

아이의 인생에서 1~2년, 혹은 중고등학교 6년은 짧은 시간이다. 그 시간으로 아이의 80년, 90년 인생을 지레짐작으로 미리 평가할 수 없다.

고등학교 때 공부하지 않았지만 졸업 후에 공부할 수도 있고 대학을 안 갔지만 다른 살 길을 찾아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부모는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아이의 지금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으로 받아들이되 아이의 원대한 미래에 대한 소망을 포기해선 안 된다.

/사진=pixabay/사진=pixabay
다섯째, 사랑으로 인내한다
사도 바울은 성경 고린도전서에서 사랑에 관한 유명한 설교를 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라는 내용이다. 주목할 점은 사랑에 대한 그의 첫번째 정의가 “사랑은 오래 참고”라는 사실이다.


그 이유를 자식을 키우면서 알게 됐다. 나와 너무 다르고 내 틀에 너무 어긋나고 내 마음에 너무 안 드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을 오래 참아내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을 내 기대에 못 미치는 아들을 키우며 알게 됐다.

아이에게 “사랑한다” 말할 때마다 마음 속으로 생각한다. ‘나는 네가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생활을 해도, 내가 원하는 미래를 살지 않아도, 네가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삶을 살지 않아도 오래, 그러니까 영원히 참을 수 있어. 사랑하니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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