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심 강한 늙은 남자들의 성충동 절박할 수 있어”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20.08.0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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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섹스의 심리학’…섹스에 관한 거의 모든 것

“도덕심 강한 늙은 남자들의 성충동 절박할 수 있어”


남자들은 늙어가는 것을 느낄 때 성충동이 돌연 절박해질 수 있다. 성충동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선 그 너머로 나아가는 경향도 보인다. 이런 현상은 젊은 시절에 여자를 많이 경험한 남성에게 국한하지 않는다. 젊은 시절 도덕적 판단 때문에 많은 것을 억제했던 남자들에게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영국 의사인 저자 해블록 엘리스(1859-1939)가 1933년에 쓴 이 책은 인간 성욕에 대한 다양한 정신분석학적 시각이 담겼다. 100년 전에 기술한 이야기지만, 지금 시대에 호응하는 인간 심리가 적지 않다. 사랑의 기술, 동성애, 성적 일탈, 갱년기의 성욕 등을 다루면서도 성에 대한 남녀의 시각과 본능은 시대를 거스르지 않을 만큼 유효하다.

저자는 늙은 남자의 성충동에 대해 “지금 그런 남자는 너무 늦기 전에 잃어버린 세월을 보충하려는 무의식적 충동을 따르고 있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처럼 성적 활동이 분출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기심과 무신경까지 생겨나면서 성적 표현을 더욱 용이하게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면서 “성적 영역에서 활동이 늘어나게 되면 대단히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갱년기 여성들에 대해 “이 시기 여성들의 성욕이 분출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이런 성욕은 (남자와 마찬가지로) 쉽게 병적인 형태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정과 임신에 대한 부분은 논란의 소지가 클 듯하다. 저자는 체외사정을 한 때에도 자궁에 닿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남편이 자기 아내와 ‘실질적인’ 성교를 절대 하지 않았다고 확신하는 상황에서 임신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간통이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절대로 되지 못한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소위 ‘바바리맨’처럼 노출증 환자는 여자가 보일 성적 수치심에 따른 충격에서 성교의 정상적인 감정이 안겨주는 희열과 비슷한 것을 발견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자신이 정신적 처녀성 같은 것을 빼앗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여자들의 불감증은 여자가 아닌 남자에게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남자들의 성욕은 저절로 능동적으로 발달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자들의 성욕은 잠재적으로 아무리 강할지라도 적극적으로 표현되기 위해서는 먼저 불러 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섹스를 둘러싼 비정상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저자는 질문은 이제 ‘그 행위가 비정상인가?’가 아니라 ‘그 행위가 해로운가?’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섹스의 심리학=해블록 엘리스 지음. 정명진 옮김. 부글북스 펴냄. 484쪽/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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