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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일러'라 억울해? '신파일러'도 괜찮아!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0.08.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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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가족]

편집자주 머니가족은 50대의 나머니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 가장 나머니씨(55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씨(52세), 30대 직장인 장녀 나신상씨(30세), 취업준비생인 아들 나정보씨(27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씨(78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씨(41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신파일러'라 억울해? '신파일러'도 괜찮아!




#. 길었던 취준생(취업준비생) 생활을 마치고 올해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 나정보씨. 지금까지 매달 통장에 '용돈'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젠 '월급'이 찍힌다. 아침에 일어나 지하철을 타고 학교, 도서관이 아닌 여의도로 출근한다는 사실에 설렌 것도 잠시. 정보 씨는 고민에 빠졌다.

여기저기 얻어 먹었던 사람들에게 돌아가며 '취업턱'을 거하게 쏘고, 비었던 옷장도 새로 채웠다. 그러다 보니 저축은커녕 카드값 막기조차 버거워진 것이다. 신용대출금리가 많이 떨어졌다는 뉴스를 본 그는 대출을 받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옆에 앉은 직장선배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정보씨는 입사한 지 얼마 안돼서 대출받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기존에 금융사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던 취업준비생이나 사회초년생, 전업주부 등과 같은 '신파일러'(Thin Filer)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신파일러와 같은 '금융 취약계층'에겐 높기만 했던 금융문턱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신파일러란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나 대출 실적 등의 금융거래가 거의 없어 금융사가 대출을 내줄 만한 기초자료가 부족한 금융소비자를 말한다.

금융회사들은 최근 들어 신파일러 고객 모시기에 뛰어들었다. 단지 금융거래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대출시장에서 배제돼왔던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잠재 우량고객을 선점하는 차원이다.

특히 신파일러들이 대부분 젊은 세대라는 점에서 착안, 금융회사들은 해당 상품을 모바일뱅킹을 이용한 비대면 전용 상품으로 내놓는 게 추세다.

신한은행의 모바일 전용 '쏠편한 비상금 대출'이 한 예다. 대출 한도는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으로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 방식이다. 기존에 있었던 소액대출 상품인 '쏠편한 포켓론'과 비슷한 듯 보이지만 소득제한을 없앤 게 다른 점이다. 대출기간은 1년인데, 만기 때 재심사를 통해 최장 10년까지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하나은행도 '하나원큐 비상금대출'을 판매 중이다. 보증부 소액대출 상품으로 직업과 소득에 관계 없이 신용등급 요건만 충족하면 최저 5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는 연 4.225%(7월31일 현재) 수준이다. 대출을 받은 취업준비생이 나중에 취업을 하는 등 신용등급이 오르면 금리인하요구권도 행사할 수 있다.

하나은행 모바일앱 뿐 아니라 △PASS △시럽 △배민사장님광장 등 하나은행이 맺은 디지털 제휴처 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하나은행의 스마트폰 기반 웹서비스인 '모바일 브랜치'를 이용하면 기존에 하나은행과 거래가 없던 고객도 대출 전에 한도조회를 미리 해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통신사 이용 정보를 활용해 신파일러들에게 대출을 내주고 있다. '우리비상금대출'은 통신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기기 정보와 요금납부 내역, 소액결제 내역 등을 보고 고객의 통신등급을 평가해 대출여부를 가린다. 최대 300만원까지 대출된다. 현재 기준 기본금리는 연 4.18%다. 최고 우대금리 0.5%p(포인트)를 받으면 연 3.68%까지 금리는 낮아진다.

NH농협은행도 통신사 이용 내역을 활용해 최대 3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한 모바일 전용 '올원 비상금대출'을 내놓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COVID-19) 여파와 맞물려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소액대출 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신파일러로 분류되는 고객층은 연령대가 어리다 보니 은행 입장에서도 장기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비대면 중심의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파일러들은 아무래도 신용등급이 낮다 보니 연 4%대의 대출이 대부분이다. 보통 사회생활에 첫발을 떼는 직장인의 경우 신용등급은 5~6등급 수준에서 형성돼있는 까닭이다.


조금이라도 더 싼 금리를 받으려면 '신용평가 가점제도'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통신비나 전기요금, 수도비 등 공공요금의 6개월 이상 납부 실적을 신용평가회사에 제출하면 5~17점의 가점을 확보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신용등급 관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신용평가 가점제도가 신용등급을 개선하는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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