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 (71,700원 ▼500 -0.69%)는 전 거래일 대비 1100원(1.86%) 내린 5만79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액면분할 직후 주가(5만1900원·2018년 5월 4일)보다 11.6% 높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국내 증시 회복세에도 4~5만원대를 횡보하던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장중 6만원을 돌파했으나 다시 5만원 후반으로 내려왔다.
2018년 10월 70만원짜리 주식을 5분의 1로 쪼갠 NAVER (204,500원 0.00%) 또한 10개월 넘게 분할 직후 주가(14만2000원)에 못 미치며 부진을 겪었다. 최근 코로나19(COVID-19)로 언택트(비대면) 관련주가 수혜를 입으며 30만원을 돌파하며 액면분할 종목중 체면치레를 했다.
올해 들어 액면분할을 단행한 기업들도 주가 향방이 제각각이었다. 코스피 상장사 3곳 중 유한양행 (60,900원 ▼200 -0.33%)은 23% 올랐으나 남영비비안 (1,379원 ▲13 +0.95%)(-35.44%)과 유화증권 (2,435원 ▼15 -0.61%)(-5.29%)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는 자안 (50원 ▼95 -65.52%)(-59.18%), 에이루트 (510원 ▲6 +1.19%)(-16.81%)는 액분 이전보다 하락했으나, WI (26,000원 ▲4,050 +18.45%)(8.10%), 아이에이네트웍스 (2,390원 ▲30 +1.27%)(74.54%), 케이맥 (3,655원 ▲100 +2.81%)(3.75%}은 상승했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통상 주식 시장 가격이 너무 높아 거래가 부진할 때 접근성을 높여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사용된다. 1주당 가격이 250~300만원을 상회해 '황제주'로 불리던 삼성전자나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을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액면분할 자체가 주가 상승 재료가 되기보다, 주가가 올라 덩치가 커진 기업이 액면분할을 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액면분할은 주가 상승의 결과일 뿐 원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액면분할을 하더라도 기업 펀더멘탈·대외적 요소에 의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분할 이후 주가 부진을 겪은 롯데칠성은 지난해 14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여파로 화장품 업황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분할 이후 20% 넘게 뛴 유한양행은 2분기 영업이익이 40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4억4400만원) 대비 무려 90배 넘게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주식분할 절차에 있어 국내 기업의 주주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의안정보의 적극적 제공이나 주식분할 후 최대주주 주식매각 등 관련 투자 위험요소에 관한 구체적 공시 없이 주가상승이라는 장밋빛 전망만을 가지고 주주총회에서 형식적으로 통과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미국 등 선진국 글로벌 기업의 주주소통 실무관행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