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낸드 가격 반년만에 하락…삼성·하이닉스 비상 걸린 이유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0.07.3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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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낸드 가격 반년만에 하락…삼성·하이닉스 비상 걸린 이유


메모리반도체 D램 가격이 반년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뜻밖의 호황을 누렸던 메모리반도체 경기가 하반기 들어 꺾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의 실적 전망에 그늘이 드리운다.



3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서버용 D램(DDR4 32GB) 고정거래가격이 이달 평균 134.0달러로 전달보다 6.4% 하락했다. 이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2월 106.0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올해 들어 1월 109.0달러, 2월 115.5달러, 3월 121.3달러, 4월 143.1달러까지 상승세를 보이다 5~6월 143.1달러를 유지했다.

7월 고정거래가격은 반년만의 하락 전환이다.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구글 등 반도체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할 때 계약하는 가격이다. 고정거래가격이 하락세를 돌아서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PC에 많이 쓰이는 DDR4 8Gb D램의 고정거래가격도 이달 평균 3.13달러로 전달(3.31달러)보다 5.4%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128Gb 메모리카드·USB향 범용 제품을 기준으로 이달 평균 4.39달러로 전달(4.68달러)보다 6.2% 떨어졌다. 두 제품 모두 올 들어 첫 하락 전환이다.

D램·낸드 가격 반년만에 하락…삼성·하이닉스 비상 걸린 이유
시장에서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원인을 공급 과잉에서 찾는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등 클라우드업체와 스마트폰 제조사가 코로나19에 따른 반도체 수급 차질을 우려해 올 상반기 구입을 늘리면서 재고를 확보, 하반기 들어 구입물량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서버 및 PC 수요 급증 추세가 최근 둔화되면서 전반적인 D램 시장은 공급과잉 국면에 진입했다"며 "D램 고정거래가는 올 3·4분기에도 꾸준히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매거래가 이뤄지는 현물시장에서는 지난 4월 초부터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나타났다. 현물가격은 통상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로 통한다.

업계에서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제조사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거래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향후 가격 협상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상반기 데이터센터 수요를 바탕으로 실적 견인차 노릇을 한 서버용 D램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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