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계약 앞둔 헬리오시티 집주인 멘붕.."4억 낮게 세줬는데"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최동수 기자 2020.07.3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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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국회가 30일 본회의를 열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안은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한국토지주택공사 및 한국감정원의 지사 또는 사무소에 설치하도록 하고, 임대차 보증금액과 최우선변제 대상 등을 심의하기 위해 법무부에 상가건물임대차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법안 처리에 반대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다수 퇴장하며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의결됐다.  30일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일대의 일부 상가건물 공실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어 있다. 2020.7.30/뉴스1(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국회가 30일 본회의를 열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안은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한국토지주택공사 및 한국감정원의 지사 또는 사무소에 설치하도록 하고, 임대차 보증금액과 최우선변제 대상 등을 심의하기 위해 법무부에 상가건물임대차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법안 처리에 반대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다수 퇴장하며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의결됐다. 30일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일대의 일부 상가건물 공실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어 있다. 2020.7.30/뉴스1


31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된 첫날. 세입자들은 주거안정·가격안정 측면에서 정부의 정책을 반기면서도 전셋값이 폭등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반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전세를 준 임대인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31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전날 국회에서 통과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법 시행으로 세입자는 2년의 계약연장을 요구할 수 있게 됐고 임대료는 직전 계약액의 5%를 초과할 수 없다. 집주인들은 실거주 등의 목적이 아니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법 시행으로 일부단지의 임대인들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내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4개월 뒤 재계약 시기가 오면서 집주인들의 문의가 빗발친다"며 "입주시기에 물량이 몰리며 낮은 가격에 전세를 줬던 사람들은 현재 시세와 4억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 올릴수 있는 금액은 최대 3000여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9510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큰 재건축 단지인 송파 헬리오시티는 2018년 말 입주당시 전용면적 84㎡ 전세값이 6억원 안팎이었다. 통상 신축 아파트들은 입주 시기 전세가격이 떨어진다. 잔금이부족하거나 당장 입주할 수 없는 집주인들의 전세매물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세가가 올라가는게 일반적이다.

헬리오시티도 최근 시세는 10~11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법시행으로 인해 당시 6억5000만원에 전세를 내준 임대인은 최대 3250만원(5%)까지만 전세금을 올릴 수 있다.


2018년 12월 준공돼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광명 센트럴자이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12월부터 첫 입주자들의 재계약이 시작되는 시점이라 이를 걱정하는 임대인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당시 전용면적 87㎡가 전세가 3억9000만원 정도에 거래됐는데 지금은 전세가가 6억원까지 올랐다"며 "잔금때문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임대한 집주인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택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면서 전세계약이 만료되면 직접 거주를 고민하는 집주인도 나오고 있다.

광명 센트럴자이에 생애 첫 주택을 분양받았지만 전세를 준 후 부모님과 살고 있다는 C씨(33세)는 "전세가가 시가보다 너무 낮아 직접 들어가서 사는 것을 고민중"이라며 "대출 규제 등으로 추가적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인해 전세 호가만 계속 오르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세를 내놓은 집주인들이 4년동안 집값을 올리지 못할 것을 대비해 전세가에 선반영하는 양상이 나타난다는 얘기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은 거의 없고 호가는 계속 오른다"라며 "6월초만해도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15억~16억원 초반이었는데 지금은 17억원까지 올랐다"며 "전세인상률을 선반영해 당분간 전세호가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으로 인해 최소한의 주거안정을 보장받게 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서초구 반포동의 E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이들 학업을 이유로 일정기간 계속 거주해야하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조금 더 안정적으로 전세집을 마련할 수 있다"며 "해당 기간동안 전세가격 상승률도 5%이내로 제한해 놨으니 가격안정 측면에서도 세입자에게는 이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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