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악 성적표' 받은 날…트럼프의 대선연기 뜬금포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이상배 특파원 2020.07.31 10:55
글자크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서 오는 11월 3일 예정된 미국 대선 연기를 원치 않지만 우편투표는 문제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워싱턴 AFP=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서 오는 11월 3일 예정된 미국 대선 연기를 원치 않지만 우편투표는 문제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워싱턴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대선 연기'를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 크게 뒤지는 상황에서, '대선 불복' 명분을 쌓는 동시에 '최악의 경제 성적표'를 감추기 위한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선 연기" 뜬금포…'대선 불복' 명분 쌓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코로나19로 인해) 우편 투표를 실시할 경우 2020년 대선은 역사상 가장 부정확한 사기 선거가 될 것"이라며 "국민들이 안전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투표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연기한다면?"이라고 썼다.



이러한 제안은 바이든 후보와의 표심 경쟁에서 크게 밀리자 지지율 역전을 꾀할 시간을 벌려는 속셈이다. 동시에 최근 가능성을 내비친 '대선 불복'을 위한 명분 쌓기용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편 투표의 조작 위험이 크다는 주장을 펴왔다.

통상 미국에선 우편 선거가 젊은층이나 흑인 등 소수인종의 투표율을 높여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가뜩이나 지지율에서 바이든 후보에 크게 밀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우편 투표보다 현장 투표 방식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최근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전국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은 50.1%로 트럼프 대통령(41.7%) 보다 8.4%포인트 높다.

美 성장율 -32.9% 찍은 날…'최악 성적표' 시선분산 노린듯
또한 79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이날 게재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미국 상무부가 2분기 GDP 성장률이 -32.9%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지 한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올라왔다.

버지니아대 선거 분석가 카일 콘디크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형적 접근법을 따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인 불가능한 선거 연기를 제안한 것은 오늘 아침의 형편없는 GDP 수치에서 화제를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