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 "시민의 든든한 동반자 되겠다"

뉴스1 제공 2020.07.3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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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신공항' 외치며 지역 최대현안 최전선에 나서
총선 패배·오거돈 전 시장 사퇴 "시민신뢰로 극복"

제8대 부산시의회 후반기를 이끌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이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7.31 © 뉴스1제8대 부산시의회 후반기를 이끌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이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7.31 © 뉴스1


(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 = "시민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

제8대 부산시의회 후반기를 이끌 신상해 의장은 '시민'을 외쳤다. 시민 중심 시의회로, 시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겠다는 각오다.

취임 후 지역 최대 현안인 '가덕신공항'에 연일 목소리를 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앞서 지역에서는 '동남권 관문공항'이란 단어를 사용했지만, 신 의장은 누구보다 앞장서 '가덕신공항'을 외쳤다.



이 과정에서 부산시의회, 부산지역 구·군의회, 나아가 전남도의회의 하나된 목소리를 이끌어내며 리더십을 과시했다.

지난 총선 패배,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퇴 등 민주당을 향한 지역의 차가운 민심을 해결할 방법도 '시민'을 꼽았다.



그는 "시민들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지만 시민만 보고 나아가겠다"고 다짐했고, 오 전 시장 사퇴를 두고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주권자인 시민의 뜻을 실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8대 시의회 출범과 함께, 지역주의를 넘어선 '변화된' 부산시의회를 향한 기대를 잊지 않겠다며 '초심'을 강조한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을 만났다.

다음은 신 의장과 일문일답.


―제8대 부산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시민들께 인사 부탁드린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코로나19 위기까지 겹쳐 시민의 삶이 하루하루 힘든 상황에서 무거운 사명감을 갖고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내일이 걱정되는 기업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해, 모두 열심히 살아가는 부산 시민들을 위해 우리 의회가 무엇을 해야하는가, 하루 24시간 늘 고민하겠다.

위기 속에 기회가 꼭 온다고 믿고 있다. 제8대 후반기 시의회는 시민과 함께 고통을 나누며 시민에게 희망과 믿음을 드리는 시민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제8대 후반기 시의회에 애정어린 관심 부탁드린다.

―결선투표 없이 1차 선거에서 당선을 확정하며 많은 의원들의 신뢰를 받는 모습이다.

▶뜨거운 마음으로 저를 선출해 주신 동료 의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차, 결선 투표까지 갈 거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의원들께서 한 마음이셨던 것 같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시민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기 위해 의회가 마음을 모아 단합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하는 공감대가 이심전심 오고 갔던 것 같다. 평소 동료의원들과 동료애(fellowship)를 바탕으로 한 유대감 형성을 늘 강조해 왔다.

의원들의 단합된 힘을 바탕으로 의회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해 시민에게 신뢰받는 강한 의회를 만들기 위해서인데 이런 생각이 동료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의장 취임 후 지역 최대 이슈인 가덕신공항 건설을 최전선에서 외치고 있다.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확장계획에 대한 총리실의 검증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부·울·경 800만 지역민이 바라는 신공항은 장거리 직항노선과 항공화물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24시간 운영 가능한 안전한 공항이다.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확장계획은 7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활주로 용량을 37%밖에 증대하지 못하는 수준이며, 결정적으로 신설하려는 V자형 활주로는 시뮬레이션 결과 산악 지형물과 충돌 위험이 높아 이것 하나만으로도 불가하다.

시의회는 부·울·경 뿐 아니라 전남도 의회까지 힘을 모아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가덕 신공항의 당위성을 호소했다. 지난 23일에는 시와 구.군의회 의원님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가덕신공항 결정 촉구 합동 결의대회를 열고 청와대에 지역민의 염원을 담은 건의문을 전달했다.

신공항과 관련해 풀뿌리 민의를 대변하는 시와 구·군의회 의원님들이 함께 행동에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고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마음을 모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시의회는 가덕신공항 결정에 대한 시민적 염원을 계속 모아나갈 방침이며 국무총리실의 검증결과가 발표되면 바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착수할 것이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도 시급한 사안이며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우리 경제를 회생시킬 포스트 코로나의 대표사업으로 꼭 필요하다.

이 모든 과정에 시민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하다. 시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내는데 시의회가 앞장 서겠다. 시민 여러분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현재 민주당 상황이 좋지 않다. 우선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으로 사퇴했다. 시청을 견제하는 의회를 두고 책임론도 제기되는데?

▶제8대 시의회는 ‘부산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무조건적인 비판보다 동반자적 입장에서 협조할 것은 통 크게 협조하겠다는 소신으로 부산시·교육청과 소통해 왔다.

그러나 오거돈 전 시장의 불명예스러운 사퇴 사건이 터지면서 시의회가 시정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소홀했다는 뼈아픈 비판을 받았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큰 책임감을 느끼며 확실하게 챙기지 못한 점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시의회 후반기 2년은 장기화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 시장 권한대행과 1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시장과 1년을 협력해야 한다.

'시정안정'과 '부산발전'을 동시에 이루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아 그 어느 때보다 책임있는 시의회의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의회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해 ‘시민에게 신뢰받는 강한 의회상’을 정립하고 시정에 대한 견제는 물론이고 시정을 견인하는 역할까지 마다하지 않을 각오다.

다만 ‘부산 발전’을 위한 현안사업을 추진함에 있어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부산시와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다.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이 지난 24일 청와대 앞에서 가덕신공항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2020.7.24 © 뉴스1© 뉴스1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이 지난 24일 청와대 앞에서 가덕신공항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2020.7.24 © 뉴스1© 뉴스1
―지난 총선에서 전국 선거와 달리 부산에서 민주당이 패배했다. 패배원인으로 의회를 꼽는 분석도 많은데?

▶지난 총선, 참패라고 평가하시지만 내용적으로 꼭 그렇게만 볼 수 없다. 실제로 부산 전체 지지율 차이는 불과 4~5%였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일련의 흐름을 살펴봐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 4~5년간 부산의 선거결과는 시민이 정치권력을 한 개 특정 정당에 무조건적으로 맡기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일을 못하면 권력이 교체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지난 2년 부산시의회의 모든 도전이 성공하지는 못했고 시민의 높은 기대를 충족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그러나 앞으로 시민께서는 민주당과 통합당, 통합당과 민주당 중에 더 일을 잘하는 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 주실 것이므로 당을 보고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선 의회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민들의 평가는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보인다. 아쉬운 마음도 있을 것 같은데?

▶제8대 시의회는 ‘새로운 정치’ ‘새로운 부산’을 바라는 시민의 명령으로 탄생했다. 이런 시민의 힘을 원동력 삼아 지난 2년, ‘새로운 의회상’을 정립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한다.

의정활동 지표를 보면 상당히 활발한 활동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조례·규칙 발의 건수는 253건으로 7대 의회 155건보다 월등히 많았고, 5분 자유발언도 285명의 의원님들이 나서 주셔서 7대 223명보다 많았다.

공공기관 인사검증제 도입, 고등학교 무상급식 실시,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 등 이전 의회에서 미진했던 과제들을 과감하게 발굴해서 추진했다.

그에 반해,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주춧돌을 놓아야 할 미래비전사업은 욕심만큼 진척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부산의 꿈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 메가 이벤트인 ‘2030월드엑스포 유치’ 블록체인 특구 조성, 관광 마이스 산업 활성화 등은 주춤해 아쉽다.

지난 2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자세로 후반기 제8대 시의회 시민의 명령을 잘 받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내년 보궐선거 공천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상황으로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 책임을 지는 것이냐를 두고 여러 논의가 오고 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권력의 진짜 주인인 시민이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하는 것이다.

권력을 위임받은 입장에서는 시민의 뜻을 잘 받들어야 한다. 논의과정도 민주적이어야 한다. 가능하면 왜곡없이 많은 시민의 의견을 듣고 치열한 토론을 거쳐 당론을 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요한 것은 주권자인 시민의 뜻이고, 주권자인 시민의 뜻이 선거과정에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민주당이 지역 내 지지를 되찾기 위해 시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신상해 의장이 그리는 후반기 의회 모습은 무엇인가?

▶코로나19로 시민의 삶이 하루하루 힘든 상황에서 민생경제부터 살리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2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생활정치에 매진할 것이다.

부산발전을 위한 미래사업도 앞으로 2년이 중요한 분수령으로 가덕 신공항 건설,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철도시설 재배치, 북항 재개발 등 현안사업들이 반석에 올라설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

의회 내에 가칭 미래부산특별위원회를 발족해 부산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사업을 심도 있게 점검하고 정부, 국회, 정치권과 다각적인 협치에 나설 방침이고 시의회 차원에서 경제사절단을 만들어 직접 발로 뛰면서 부산세일즈 투자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다.

코로나19 위기를 틈타,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이 노골화하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

전국 지방의회와 연대해 지방자치법 개정을 힘있게 추진하고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도 강하게 정부·여당을 압박해 지방분권·국가균형발전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금이 부산발전의 결정적 골든타임이 아닌가 생각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시의회가 단합된 역량을 발휘해 나가겠다. 시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 관심, 참여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은?

▶제8대 부산시의회가 출범하면서 내걸었던 슬로건이 ‘변화하는 부산, 혁신하는 의회’다. 변화와 혁신의 핵심은 ‘시민이 주인되는 시정’ ‘시민이 주인되는 시의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시민의 생활현장으로 바로 달려가, 시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경청하는 의회가 되겠다는 각오다.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실 테지만 조금만 더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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