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시간으로 30일 오후 8시 50분 미국 화성 탐사선 ‘퍼시비어런스’를 탑재한 아틀라스5 로켓이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사진=NASA
중국도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중국은 자국 첫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를 보내며 미국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톈원1호는 궤도선·착륙선·로버 3개로 이뤄졌다. 인류 첫 ‘트리풀 화성우주선’이다. 화성 궤도 비행, 표면 착륙, 탐사까지 세 가지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세계 첫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그동안 미국이 이뤘던 화성탐사 기록을 한번에 뒤집는다는 속내가 담겼다.
中에 질쏘냐…트럼프 ‘우주사령부’ 창설 지시 “러시아·중국과 맞설 우주戰 대비”이달은 화성과 지구가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이다. 긴 우주 여정에 드는 연료를 최대한 아끼며 화성까지 질러갈 수 있는 지름길이 열리다 보니 두 나라가 며칠 차이로 발사에 나서게 됐다.
‘인류 화성탐사 역사가 곧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역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은 우주 기술 최강국 지위를 이어왔다. 지금까지 화성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옛 소련 뿐이다.
하지만 작년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켜 한껏 고무된 중국이 이번엔 화성 탐사선까지 발사하자 업계는 이를 우주 시장 경쟁구도 재편의 신호탄으로 바라봤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안형준 연구위원은 “ 중국은 이제 지구 밖 행성 탐사에서도 주요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구소련 붕괴 이후 다극화 양상으로 전개되어온 세계 우주개발 패권 구도가 미·중 양국 중심으로 재편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화성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 상상도/사진=NASA
미국은 중국에 대한 견제의 시선을 보내면서 우주 탐사에 다시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NASA의 한 해 예산(215억 달러)이 중국 국가우주국 예산의 2배를 넘어설 정도다. 미 정부 내부에 우주 경쟁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이 같은 경쟁을 의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8년 국방부의 6번째 병과로 ‘우주사령부’ 창설을 지시한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인공위성을 교란하거나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자국 위성 방어를 위해 우주에서 군사작전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오는 2024년까지 인류 첫 달 궤도 우주정거장을 구축하고, 2033년에는 화성에 우주인을 보낸다는 계획도 서둘러 내놨다.
중국의 첫 화성 탐사선 톈원-1호를 운반할 창정5 로켓이 23일 하이난성의 원창 우주발사장 발사대에서 이륙하고 있다/사진=뉴스1
중국의 첫 행성 탐사 임무를 수행할 톈원1호는 궤도선·착륙선·로버 3개로 구성됐다. 중국은 뒤늦게 우주 탐사에 뛰어들어 아직 화성 궤도 진입조차 못 해봤지만 톈원1호를 통해 이를 단숨에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중국은 톈원1호 외에 올해 안에 월석을 회수할 창어5호를 발사하고, 2022년에는 새 우주정거장을 완성한다는 더 대담한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 이 우주정거장은 미국 우주정거장 퇴역 이후 유일한 지구 궤도 우주정거장이 된다.
2025년에는 인류 첫 달 기지를 짓고, 2030년까지 유인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달에 풍부한 핵융합 에너지원인 ‘헬륨3’를 채취, 달 산업화 구상도 마쳤다.
[시창=신화/뉴시스] 중국 우주당국이 23일 쓰촨성 시창 위성발사센터에서 GPS 베이더우 항법위성 2기를 창청3을(乙)-위안정1 운반로켓에 실어 쏘아올리고 있다. 이들 항법위성은 3시간여를 날아 예정궤도에 안착했다. 2019.11.25
베이더우는 미국 GPS 대항마로 중국의 ‘우주 굴기’ 상징 중 하나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미국산 GPS에 대응하기 위해 이 시스템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중국이 베이더우 시스템 구축을 위해 쏘아 올린 위성은 총 55기에 달한다.
안 연구위원은 “베이더우 시스템 개통식에 국가 최고지도자가 참석하는 것은 우주 경쟁에서 미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중국의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은 34번 우주 로켓을 쏘아 올리면서 우주 비행을 가장 많이 한 나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