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지났다'…효자들 덕 본 현대중공업지주(종합)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최민경 기자 2020.07.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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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지났다'…효자들 덕 본 현대중공업지주(종합)


현대중공업지주 (60,500원 ▼600 -0.98%)가 올해 2분기 전분기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주력 자회사 현대오일뱅크가 영업이익을 냈고 한국조선해양도 흑자를 이어간 것이 주효했다. 이밖에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 전 계열사가 양호한 실적으로 뒷받침했다.

주력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흑자전환 성공 '눈길'
30일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3% 줄어든 1043억원, 매출액은 41.3% 줄어든 4조58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났지만 지난 1분기 4872억원 적자를 낸 것에 비하면 대폭 개선됐다.



관심이 쏠린 것은 현대중공업지주가 74.1%의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 정유사들 중 홀로 흑자를 기록한 현대오일뱅크다.

현대오일뱅크의 올해 2분기 연결 잠정 영업이익은 132억원으로 전분기(-5632억원)보다 큰폭 개선됐다.



현대오일뱅크의 흑자전환 비결은 크게 두 가지다.

초중질 원유 도입 비율을 증대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것과 고마진 제품을 최대로 생산했다는 점이다. 초중질 원유는 가격은 싸지만 황 같은 불순물이 많아 정제하기 까다롭다.

현대오일뱅크는 "탈황설비 등 현대오일뱅크 고도화 설비는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2분기 초중질 원유 투입 비중을 경쟁사 대비 5~6배 높은 33%까지 확대해 원가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고마진 제품생산을 늘린 것도 주효했다.

정유제품 중 비교적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알려진 경유제품 생산비중을 올해 1분기 38%에서 2분기 47%로 높였다. 이는 경쟁사 대비 약 8%포인트 높은 비중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산유국의 감산조치 연장으로 원유 가격이 점차 상승하고 각국 이동제한 조치가 완화돼 석유제품 수요도 늘 수 있다"며 "하반기 초중질원유 경제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석유제품 시황만 개선되면 올해 연간으로도 흑자전환을 노릴만 하다"고 강조했다.

별도로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인수 성과도 밝혔다. 주유소 점유율은 인수 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으며 향후 전기/수소차 및 플랫폼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 非조선에서 순항…하반기 수주 회복은 '숙제'
이날 한국조선해양 (119,300원 ▼100 -0.08%)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7.7% 늘어난 929억원, 매출액은 0.1% 늘어난 3조9255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갔다.

실적 도약은 비조선부문 덕이었다. 플랜트부문이 30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고 엔진기계부문은 약 213% 급증한 511억 영업이익을 거뒀다. 회사 관계자는 "엔진기계 부문은 이중연료엔진 비중 증가와 엔진발전부문 손익 개선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본업 격인 조선부문 영업이익은 18.6% 감소한 1078억원에 그쳤다. 강재단가 추가 인하 전망에 따른 공사손실 충당금이 일부 환입됐지만, 환율하락 및 고정비 부담이 올라가며 이익이 줄었다. 해양부문에서도 적자가 이어졌다.

현재 진행중인 최악의 수주 부진 극복은 당면 과제로 지적된다. 상반기 누적 발주량은 지난해보다 42% 감소한 575만CGT로 집계됐다. 미래 실적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하반기 수주 회복을 위해서는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고부가 가치 선박 발주 재개가 필수적이다. 가장 기대되는 발주는 최대 17척 LNG선 발주가 예상된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다.

회사 관계자는 "선주 두 군데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모잠비크 정부 승인이 필요한데 8월 말쯤이면 종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건설기계가 420억원, 현대일렉트릭이 183억원, 현대글로벌서비스가 434억원, 현대로보틱스가 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체 실적에 기여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경영 전략 수정, 비용절감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 계열사가 노력을 펼쳤다"며 "앞으로도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견고한 수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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