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HDC현산, '진정성 없다'…거래 지연 위한 재실사 반대"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0.07.3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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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지은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건물의 모습.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지은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건물의 모습.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금호산업 (4,420원 ▼50 -1.12%)아시아나항공 (11,050원 ▼70 -0.63%) 재실사를 요구한 HDC현대산업개발 (17,430원 ▼510 -2.84%)을 향해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지난해 말 주식매매계약(SPC) 체결 이후 영업·재무 상태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제공했는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금호산업은 30일 입장문을 통해 "HDC현산이 거래종결을 회피하면서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SPC 체결 이후 대규모 '인수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재무 상태, 자금 수지를 비롯한 경영 전반에 걸친 모든 자료를 수개월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TFT(태스크포스팀)를 만들어 실사, 검증 업무에 적극 협조했다는 것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인수단이 7개월 동안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들에 대한 모든 중요 정보를 제공 받아 인수실사 및 PMI(인수 후 통합) 작업을 진행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필요한 모든 협조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앞서 선행조건 충족 및 재검검과 관련해 제기한 문제 사항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기준 재무제표 대비 실적 악화, 채권은행으로부터의 1조7000억원 추가 차입, 영구 전환사채(CB)발행에 대해서는 인수단 활동을 통해 HDC현산에 충분히 설명하고 실질적인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구CB 발행의 경우 "HDC현산이 거래종결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및 에어부산의 완전자본잠식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합리적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부정적 의견 표명에 대해서는 "적정의견을 받은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과는 완전히 다른 만큼 신뢰성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에 대해서는 "계약서상 공개목록에 포함됐으며 해당사안에 대해 문제삼지 않겠다고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이 직접 HDC현산 최고경영진에 대면으로 보고한 사항도 있다"며 "설명시에는 어떠한 문제나 의문점을 제기하지 않고 느닷없이 공문으로 재검검을 요청해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뿐만 아니라 채권단도 매우 당황스러워했다"고 밝혔다.

이런 만큼 HDC현산이 제기해온 문제들이 거래종결을 거부하거나 거래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게 금호산업측의 입장이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인한 항공영업환경 급변 및 실적 악화도 해지 사유가 아니라고 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과거 2008년에도 글로벌 경제위기는 계약해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계약이행 보증금 반환청구가 기각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이날 재차 요청한 재실사에 대해서도 명백한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금호산업은 "현시점에서 3개월에 걸친 추가 실사 진행을 요구한 것은 거래종결을 회피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법률 및 계약상 근거가 없고 M&A 거래 관행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보아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의사를 표명하면서 예정된 일정에 따라 거래종결이 이뤄지는데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이런 점을 공식적으로 분명히 밝히고 대면 협의에 응하는 등 거래종결을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인수 이후 경영을 위한 점검 관련 협의에 응항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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