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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HDC현산, 아시아나 공방…채권단 '뒷짐'진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박광범 기자 2020.07.3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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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아시아나항공 M&A(인수합병)의 거래종결을 놓고 계약당사자인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계약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한발 비켜 서 있다. 이미 금호산업과 충분한 협의를 하고 있는데다 계약당사자가 아닌 상황에서 섣불리 나섰다가 아시아나 M&A가 노딜로 끝나면 책임 소재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HDC현산에 왜곡 주장을 중단하고 거래종결을 위한 신뢰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문제삼은 선행조건과 관련해 하나하나씩 입장을 밝히며 HDC현산이 요구한 재실사를 거부했다. 금호산업은 “거래 종결이 임박한 시점에서 추가적인 실사를 요구하는 것은 거래종결을 회피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법률과 계약상 근거가 없고 M&A 거래 관행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춰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금호산업은 협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의사를 가지고 거래종결이 이뤄지는데 최대한 협조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협의 가능성은 열어두겠다”고 했다.

반면 HDC현산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재차 재실사를 촉구했다.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인수상황 재점검을 위한 재실사를 제안한 후 나흘만이다. HDC현산은 우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재실사 요구를 묵살한 채 전날 오전 계약해제와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거래종결 절차 강행에 우려를 표시했다.

HDC현산은 재실사 요구는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한 구실이 아니고 아시아나의 추가부실을 막기 위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특히 HDC현산은 “채권단이 재실사를 참관하거나 공동으로 진행한다면 절차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채권단의 참관이나 공동실사를 제안했다.

채권단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 앞서 기자와 만나 재실사 수용여부를 묻는 질문에 “산은이 (아시아나 M&A 거래) 당사자가 아니다”며 “금호산업 측에서 수용 여부를 밝히는 게 맞다”고 답했다.

이날 서울 ‘마포 프론트1’ 개소식에 앞서 기자와 만나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M&A 관련해) 낸 자료는 금호산업의 입장이지 채권단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종의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채권단 관계자도 “거래당사자인 금호산업이 자료를 낸 것에 대해 채권단은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채권단은 특히 HDC현산이 공동실사를 제안하면서 더 나서기가 곤란해졌다. 실사에 참관하거나 공동실사를 한다는 건 추후 아시아나 M&A가 노딜로 끝날 경우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도 M&A가 당초 계획대로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는 메시지만 내놓을 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요건 충족 여부 등 노딜 이후에 대한 원론적인 언급만 할 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산업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M&A 절차를 진행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다고 채권단이 주도할 수도 없고 나설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과 이동걸 산업은행장(오른쪽)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 사진=뉴스1윤종원 기업은행장과 이동걸 산업은행장(오른쪽)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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