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치열한 OTT 경쟁 속에서 넷플릭스도 언제든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넷플릭스를 잘 활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내 콘텐츠 제작 비용이 점점 높아지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콘텐츠 제작사들의 수익원이던 광고 시장마저 위축되면서 넷플릭스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미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와 CJ ENM, JTBC는 3년간 20여 편 이상의 콘텐츠 공급 제휴를 맺었다. 넷플릭스는 CJENM의 스튜디오 드래곤 지분 4.99%를 인수하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콘텐츠의 2차 저작권과 같은 판권을 가져가게 되면 극단적으로 우리나라 콘텐츠 제작 기업이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는 “특히 넷플릭스의 영향으로 증가하는 콘텐츠 제작비는 영세한 사업자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일부 대형 제작사가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투자 혜택을 독점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언제 변할지 모르는 시장...플랫폼 주도권 포기하긴 일러"넷플릭스 공세가 격화되면서 국내 토종 OTT 플랫폼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많다. 노 실장은 플랫폼 시장 자체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가 빠른 상황인 만큼, 국내 OTT가 주도권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노 실장은 우리나라 OTT들이 무조건 대규모 투자만 하려 할 것이 아니라 소소하고 다양한 차별화 시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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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글로벌 OTT에 대항하기 위해 대규모 콘텐츠 합작 투자도 필요하긴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공허해질 수 있다”며 “명확한 목적과 기대효과 없이 무조건 대규모 투자에 집착하기보다는 우리나라 웹툰이나 소설 등 아직 알려지지 않은 콘텐츠의 판권을 사서 영상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공개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을 사례로 꼽았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정세랑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노 실장은 “우리 기업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콘텐츠를 발굴할 기회가 충분히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OTT들이 콘텐츠 확보 풀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대형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플랫폼을 채울 수 있는 콘텐츠 수급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