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 걸그룹 멤버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이같이 말한 뒤 '일베 논란'에 휩싸였다. 파장을 몰고 온 단어는 '민주화'였다. 민주화는 '체계 따위가 민주적으로 된다'는 뜻으로 흔히 쓸 수 있는 말이지만,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억압하다'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면서 정반대 뜻으로 변질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던 은어가 온라인상 회자되고, 방송가나 정치권을 통해 확산하면서 단어의 유례를 모르고 따라 하다 낭패를 보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이에 누리꾼들은 '일베 용어 정리' 등 일종의 사전까지 제작했다. 커뮤니티에 공유된 일베 용어 중 일상에서 본뜻을 모른 채 무심코 사용할 법한 표현을 추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벌레를 뜻하는 '충'(蟲)이 말끝에 붙기도 한다.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초·중·고등학생을 비하한 '급식충', 엄마들을 혐오하는 표현인 '맘충'(mom+충), 노인을 폄하하는 '틀딱충'(틀니+딱딱+충) 등이 그 예다.
홍어·7시·포도… 전라도 비하하는 일베 용어
/사진=TV조선 '아내의 맛' 캡처
일베 이용자들은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해 '폭동' 자체를 민주화 운동을 깎아내리는 의미로 사용한다. 이 단어에서 받침을 뺀 '포도' 또한 같은 의미로 쓴다. 예컨대 '광주 특산물 포도'라는 표현은, 실제 지역 특산품이 아니라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의미다. 이밖에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인 '노무노무', '노오랗다' 등도 일베 회원들이 주로 사용한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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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표현은 방송에서도 자주 등장해 때마다 논란과 사과가 반복된다. 지난 25일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가방에 항상 여권이 있다. 광주에 가려고"라고 말해 지역 비하 논란을 샀고, 지난해 6월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전라도 진도가 고향인 가수 송가인 아버지가 등장하자 일베 용어 '전라디언'이 자막으로 사용돼 제작진이 사과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송 등에 일베 용어가 나오면) 본 사람들은 뜻이 뭔지 찾아보게 된다"며 "그로 인해 일베가 가진 생각이나 사상이 다중에 전파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