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통공룡 롯데까지 뛰어든 스니커즈리셀, "운동화가 차 한대 값"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07.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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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오브스탁'과 공동 사업으로 스니커즈 리셀 진출...네이버·무신사·롯데 '삼파전' 예고

[단독]유통공룡 롯데까지 뛰어든 스니커즈리셀, "운동화가 차 한대 값"


롯데쇼핑이 국내 최초의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resale·재판매) 거래 플랫폼 '아웃오브스탁'과 손잡고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뛰어든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와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이어 '유통공룡' 롯데그룹까지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진입하면서 한정판 스니커즈 플랫폼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8일 아웃오브스탁과 스니커즈 리셀 공동 사업에 대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아웃오브스탁을 통해 스니커즈 리셀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한다. 롯데쇼핑은 아웃오브스탁에 대한 지분투자 방식이 아닌 공동 사업 형식으로 롯데쇼핑이 가진 온·오프라인 플랫폼 위에서 아웃오브스탁이 리셀 분야에서 가진 경쟁력을 확장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의 롯데백화점 산하 신콘텐츠를 관장하는 테넌트MD팀 주도 하에 아웃오브스탁은 롯데백화점과 손잡고 공동사업을 개시한다. 롯데백화점은 아웃오브스탁과 스니커즈 리셀 사업을 온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오프라인 거래소 오픈, 스니커즈 페스티발 개최 등 다양한 사업을 기획 중이다.

아웃오브스탁은 브라이언 안·윤진희 대표가 2018년 4월 공동 창업한 국내 최초의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이다. 2020년 7월 현재 회원수 6만5000명을 확보한 상태로 향후 스니커즈를 넘어 프리미엄이 붙는 모든 한정판 제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웃오브스탁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을 받는 벤처기업이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을 개설한 선두업체지만 서울옥션의 '엑스엑스블루' 네이버 스노우의 '크림', 무신사의 '솔드아웃'이 연달아 론칭하면서 상대적으로 빛이 가려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롯데쇼핑과의 공동사업 개시로 단숨에 업계 빅3로 부상하게 됐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에서 지난해 업계 최초로 다양한 한정판 스니커즈 행사를 개최하는 등 10대~30대 젊은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한정판 스니커즈 선착순 한정 판매를 수차례 실시했으며 명품 스니커즈만 모아 판매하는 전문 특화매장(스니커바)을 평촌점과 강남점에 오픈하는 등 한정판 스니커즈를 활용한 유통 전략에 대한 고민을 일찍부터 시작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아웃오브스탁과 손잡고 국내 최초의 오프라인 '스니커즈 리셀 거래소' 설립을 준비 중이다. 여의도의 한국거래소를 연상시키는 오프라인 거래소에 전광판을 설치해 한정판 스니커즈의 현재가와 매수·매도 호가를 모두 보여줄 예정이다. 글로벌 한정판 스니커즈 재고 현황과 시세 그래프까지, 주식시장에 버금가는 스니커즈 거래소를 실제로 구현한다는 복안이다.


공동사업을 하게 된 아웃오브스탁은 롯데쇼핑과 손잡고 일본 및 동남아 지역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롯데그룹의 해외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이용해 스니커즈 리셀 시장이 초기 단계인 곳에 진출해 시장 선점에 나설 전망이다.

롯데쇼핑-아웃오브스탁의 공동사업 개시로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네이버의 크림과 무신사의 솔드아웃, 롯데쇼핑과 손잡은 아웃오브스탁'의 삼파전 구도로 재편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소업체간 경쟁에 불과했던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네이버(IT·인터넷), 무신사(패션 플랫폼), 롯데쇼핑(유통업체)이 차례로 진입하면서 판이 급격히 커지게 됐다.

앞서 3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을 예고 없이 깜짝 출시했다. 크림은 네이버 최대 스니커즈 카페로 꼽히는 회원수 87만명의 '나이키 매니아'와 독점 광고 계약을 맺고 점유율 확대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어 7월에는 700만 회원을 등에 업은 무신사가 '솔드아웃'을 론칭하면서 경쟁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3900만 롯데멤버스 회원으로 무장한 '롯데온'으로 올해 계열사 쇼핑몰을 통합한 '유통 공룡' 롯데쇼핑이 합류하면서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의 초입에 서게 됐다.

미국의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는 2025년까지 글로벌 스니커즈 재판매 시장 규모가 약 7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글로벌 스니커즈 리셀 마켓이 초고속으로 성장하면서 일각에서는 '버블' 우려까지 제기될 정도다. 미국의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스톡엑스는 지난해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았으며 미국을 비롯해 중국, 유럽의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기업은 해외진출을 이미 시작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아웃오브스탁의 스니커즈 리셀 사업을 통 크게 지원할 예정"이라며 "아웃오브스탁과의 시너지를 통해 MZ세대(10대~30대)가 백화점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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