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착공을 시작한 서울 중구 장충동 전통 한옥호텔 조감도. /사진=호텔신라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신라호텔 내 한옥호텔 부지 시굴조사 중 영빈관 앞 108계단 부근에서 다량의 유구(遺構·건물의 자취) 발견됐다. 현재 문화재청이 해당 지점을 포함한 호텔 부지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에 돌입한 상태다.
실제 선사시대 유적이 대량 발굴된 춘천 레고랜드 사업부지의 경우 호텔 조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강원도가 기존 방식 대신 땅 속에 파일을 박는 기초공사 공법으로 변경을 요청했지만, 유물의 훼손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재청이 반려했기 때문이다.
물론 유적 조사 결과에 따라 유적을 보존해야 할 경우 사업 계획이 다소 수정될 가능성은 있다. 실제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의 경우 호텔 공사 중 조선시대 유적지가 발견되며 해당 공간을 투명 유리로 보존, 호텔 식사 손님들이 볼 수 있도록 꾸몄단 점에서 호텔신라도 비슷한 방식으로 호텔 일부를 조성할 수 있다.
오히려 호텔 콘셉트 자체가 한국 전통과 럭셔리를 조화한 특급 한옥호텔인 만큼, 유적의 존재가 호텔에 득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서울. /사진=호텔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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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가 조성하는 한옥호텔은 42실 규모로 전 객실이 스위트룸으로 꾸며진 특급호텔이다. 서울 시내 1호 한옥 호텔로 이부진 사장이 한옥호텔 건립을 위해 서울시에 호텔 정문 일대 부지 4000㎡를 기부채납하고 40년 역사의 정문까지 옮긴다는 초강수를 둘 만큼 애착을 갖는 역점사업이다.
숙박료는 1박에 최소 1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만큼 희소한 가치에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해외 귀빈이나 비즈니스, 럭셔리 개별여행객(FIT)들의 숙박 수요가 충분할 것이란 판단이다. 호텔신라는 이를 통해 한국식 데스티네이션 호텔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유물 보존 가치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디테일적인 측면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착공을 시작한 만큼 호텔 건립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