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싸다"…돌아온 외국인, 삼성전자 9200억 '싹쓸이'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0.07.28 17:02
글자크기

[내일의 전략]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


28일 코스피는 돌아온 외국인의 무대였다. 코스피 지수는 2013년 9월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큰 매수세를 보인 외국인의 힘에 힘입어 1% 이상 상승하며 2250선을 넘었다.

삼성전자를 비롯 전기·전자, 반도체 분야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바이오·언택트주에 밀려 소외됐던 가치주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코스피 2250선 돌파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9.13p(1.76%) 오른 2256.99로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2260선을 잠시 넘었다가 오후 들어 상승 폭을 다소 줄였다.

외국인이 1조원 넘게 사들이며 홀로 이끌었다. 외국인이 1조3111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535억원, 2173억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4%대 상승률로 가장 높았다. 의료·정밀, 제조업, 통신업 등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반면 섬유·의복, 음식료품, 건설업 등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현대차(-0.4%)를 제외하고 모두 빨간 불을 켰다. 삼성전자는 인텔의 7나노 CPU 출시가 지연되고 파운드리 위탁 생산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홀로 5% 이상 상승했다. 삼성SDI(3.97%), LG화학(2.13%) 등 2차전지 종목의 상승폭도 컸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6.62p(0.83%) 오른 807.85으로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679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1억원, 128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 제넥신(10.29%)이 두자릿수 비율로 급등했고 케이엠더블유, 펄어비스 등도 1%대 상승했다. 반면 셀트리온제약, SK머티리얼즈는 하락했다.

삼성전자로 몰린 외국인 "그동안 덜 올랐다"
/사진=뉴스1/사진=뉴스1
7년 만에 순매수 최대 기록을 세운 외국인의 힘이 돋보였다. 외국인이 이날 순매수한 1조3111억원은 2013년 9월12일(1조4308억원) 이후 약 6년10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올해 중 최고치였던 2월4일(4876억원)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외국인을 국내 증시로 다시 이끈 원인으로는 달러화 약세 현상이 꼽힌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화가 다른 환율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원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자금은 코스피 중에서도 특히 삼성전자로 몰렸다.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 9200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외국인 일별 순매수 금액 기준으로는 2018년 5월31일(1조1200억원) 이후 최고치다. 반면 개인은 9000억원을 매도해 외국인과 반대 모습을 보였다.

가치주성장주 전환 시그널?
최근 NAVER (180,100원 ▼800 -0.44%),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성장주가 다소 주춤하면서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가치주로 흐름이 전환되는 양상이다. 외국인은 이미 지난 한 달간 2조420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성장주의 가격 부담감이 심해진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그동안 덜 오른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을 집중적으로 사고 있다"며 "2분기 실적도 잘 나왔기 때문에 그동안 긴가민가했던 외국인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자금이 대거 들어왔지만 그동안 소외됐던 분야로 향해 균형을 맞추고 있어 코스피 자체가 2300 이상으로 향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코스닥 역시 언택트주가 쉬어가는 시점이어서800선 위로 크게 뛰어오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 연구원은 "외국인이 내년 이후까지 보며 긴 호흡으로 접근하고 있어 계속 1조원에 가까운 매수세가 이어진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며 "코스닥 역시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결국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