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자료사진=이기범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환경복지연구센터 김진영 박사 연구팀은 중국으로부터 미세먼지가 유입된 상태에서 국내 자동차·공장에서 배출된 배기가스 등에 들어 있는 질소산화물(NOx)이 상호작용해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가 수 배 이상 증가한다고 28일 밝혔다.
국내 대기 정체 조건에서 국외 미세먼지의 장거리 유입과 국내 배출 전구물질 축적의 복합상승효과에 의한 수도권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모식도/사진=KIST
연구팀은 중국발 미세먼지에 포함된 황산염·질산염은 습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강해 입자 내 수분을 증가시킨다며 수분이 많은 미세먼지가 수도권으로 유입돼 자동차 배기가스 등의 질소산화물과 만나 반응하면 질산염 같은 초미세먼지가 추가로 생성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국내에서 증가한 질산염이 다시 수분을 흡수하고 질산염을 증가시키는 되먹임 효과로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는 더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질소산화물이 미세먼지 입자 내에서 수분과 만나 질산염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대기 중에 질소산화물과 암모니아가 많아야 한다며 국내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여 대기 속 질산 성분을 낮추는 게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 시 수도권 초미세먼지 오염을 완화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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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산화물 줄이려면…차량엔 저감기술 적용 공장에선 촉매 사용김 박사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초미세먼지를 낮출 방법으로 자동차에 질소산화물을 줄일 수 있는 저감기술을 적용하고, 제철소 등 공장에선 질소산화물을 줄일 수 있는 촉매 사용을 권했다. 그는 "배출원별로는 가정 난방이나 공장의 연료 연소, 자동차 배기가스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므로 이 부분만 철저히 관리해도 초미세먼지 관리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월 서울시가 공개한 ‘초미세먼지 상세모니터링 해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 배출원별 기여도는 난방 등 연료연소가 3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자동차(26%), 비산먼지(22%), 건설기계 등 비도로이동오염원(18%), 생물성연소(2%) 순이었다.
서울시가 제시한 질소산화물 저감법도 김 박사의 제안과 일치한다. 서울시는 겨울철 난방 관련 연료 연소 배출 관리 강화, 자동차 등 도로이동오염원 집중관리, 서울시 외곽 및 주변 지역 불법 노천소각 등 생물성연소, 암모니아 배출 관리 등을 제시했다.
한편, KIST는 디젤을 사용하는 발전소·선박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데 효율적인 친환경 촉매(구리바나듐복합산화물)를 개발하고 광양제철소에서 실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촉매는 질소산화물을 암모니아와 반응시켜 물과 질소로 바꾼다. 저온인 230℃에서도 기존 바나듐 산화물 촉매보다 질소산화물 전환율이 10∼15% 높고, 촉매가 배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황에 견디는 내구성도 기존 촉매보다 4배 이상 향상됐다.
또 이 촉매는 녹는 점이 기존 촉매보다 100℃ 정도 높아 발전소·선박은 물론 사용온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자동차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