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일수도 좌지우지한 코로나…삼성전자·기아차 희비 교차

뉴스1 제공 2020.07.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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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수요 넘치는 삼성전자, 휴가일수 축소하고 특근
기아차?금호타이어 "예년처럼 쉬지만 저조한 실적에…"

삼성전자는 2일 '셰프컬렉션' 냉장고의 품격을 높인 '뉴 셰프컬렉션'을 출시했다.  (삼성전자 제공) 2020.7.2/뉴스1삼성전자는 2일 '셰프컬렉션' 냉장고의 품격을 높인 '뉴 셰프컬렉션'을 출시했다. (삼성전자 제공) 2020.7.2/뉴스1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광주지역 주요 대기업 사업장의 올해 여름휴가 운용에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에서도 기업 간 희비는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28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가전제품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이 올해 여름휴가를 4일 동안만 실시한다.

지난 2018년에 6일 동안(8월 10∼15일), 지난해는 7일 동안(8월 12∼18일) 실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휴가일수가 절반수준이다.



특히 냉장고 제조파트의 경우는 휴가기간을 하루 더 단축해 8월17일 특근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여파에 글로벌 소비시장이 침체돼 있지만 프리미엄 가전시장의 수요만큼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관계자는 "냉장고 생산라인 특근은 물량 증가에 대응한 조치"라며 "최근 글로벌 상활가전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생산 대응을 위해 특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생산량은 냉장고와 에어컨 각 50만대, 공기청정기 40만대, 세탁기 8만대 등이다.

중저가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의 해외공장과 달리 광주사업장은 비스포크, 셰프컬렉션 등으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주로 생산하면서 코로나19 후폭풍에서 비켜난 모양새다.

광주지역 제조업계서는 프리미엄급 가전제품의 글로벌 수출이 늘면서 광주사업장의 생산설비 증설도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휴가일수를 줄여야하는 반면, 여름휴가를 앞둔 여타 제조업 사업장 노동자들의 속내는 편치 못하다.

기아차 광주공장의 경우 예년처럼 8월 첫주에 하계 단체휴가를 진행한다.

올해 휴가기간은 8월 3일부터 7일까지로 전후 주말과 휴일을 포함하면 총 9일간 쉴 수 있다. 휴가비는 예년과 동일하게 각 30만원씩 지급할 방침이다.

광주공장의 근무 인원은 약 8000여명이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역시 단체협상에 준해 올해 8월1일부터 5일까지 닷새간 여름휴가를 진행하고 휴가비도 50만원씩 지급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기아차나 금호타이어 모두 상반기에 생산중단을 반복했던 상황이고, 상반기 실적 역시 좋지 못해 예년처럼 휴가철 들뜬 분위기는 좀체 찾아보기 힘들다는 전언이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회사 안팎의 상황이 워낙 좋지 않다보니 여름휴가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그저 다들 조용히 쉬고 오겠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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