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인천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PEC(제품엔지니어링센터) 팀원들이 트레일블레이저 도어 단면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호근 차장, 김태홍 대리, 최원석 차장, 윤기득 부장. /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GM)의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트레일블레이저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1월 첫선을 보인 이래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에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도 3037대가 팔리며 한국지엠의 최대 판매 모델로 자리를 굳혔다. 올 상반기에만 총 9545대가 팔렸다.
23일 인천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PEC(제품엔지니어링센터) 팀원들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호근 차장, 윤기득 부장, 최원석 차장, 김태홍 대리. /사진제공=한국지엠
개발 초기부터 FUG 도입을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당초 다른 소형차와 똑같은 도어 타입을 채택하려 했지만 한국지엠 엔지니어링팀이 강력히 주장해 FUG로 급변경했다. 동일 차종 이상의 성능을 제공해야만 고객들에게 차를 팔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FUG를 채택하니 무엇보다 차량이 조용해졌다. 높은 '윈드 노이즈(풍절음)' 차단 성능 때문이다. 차체와 도어 사이에 위치한 고무로 된 '웨더스트립(Weather Strip)'이 윈드노이즈를 없애주는 핵심이다. FUG는 웨더스트립이 3중 구조여서 방음이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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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내부 평가 결과 트레일블레이저의 윈드노이즈 목표치는 동급인 트랙스 대비 최소 5데시벨(dB) 이상 향상됐다. 북미에서 판매하는 경쟁차종인 토요타 라브4나 폭스바겐 티구안 등에 비해 소음 데시벨이 한결 낮게 측정됐다. 도어 설계를 맡은 김태홍 대리는 "다른 소형 세그먼트 차량들은 기껏해야 2중 웨더스트립 구조가 고작"이라며 "트레일블레이저는 3중 구조로 중형급의 정숙성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23일 인천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윤기득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PEC(제품엔지니어링센터) 부장이 팀원들과 트레일블레이저 도어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지엠
남다른 도어 설계로 안전성도 한 단계 올라갔다. 도어 내부에는 차량 추돌시 충격을 흡수하는 철제구조물인 '임팩트바'가 장착된다. 일반 임팩트바는 일직선의 파이프 형태지만 트레일블레이저는 철도 레일 모양으로 변형된 형태로 만들었다. 한국지엠은 "충격에너지 흡수량을 파이프형 임팩트바보다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소재 역시 이전 사용했던 것보다 강성이 월등한 PHS강을 선택해 안전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앞으로 출시할 차량에도 트레일블레이저의 성공 비결을 더욱 디테일하게 녹여낼 방침이다. 도어 엔지니어링은 이런 변화를 선도할 핵심 중의 핵심이다. 송호근 차장은 "정적인 일반 부품과 달리 도어는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일반 고객들이 신경 쓰지 않는 단 1밀리미터의 차이까지 고민해야 한다"며 "고객들과 가장 처음 맞닿는 부분을 설계한다는 자부심으로 도어 설계에 더 각별히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