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준비만 5년…호텔롯데, 코로나 리스크에 "내년도 어려울듯"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7.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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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49재 막재에 참석하고 있다. 2020.3.7/뉴스1(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49재 막재에 참석하고 있다. 2020.3.7/뉴스1


풍부한 유동성 속 IPO(기업공개)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SK바이오팜과 함께 IPO시장 대어로 꼽혀왔던 호텔롯데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19(COVID-19) 이슈에, 경영권 리스크까지 겹쳐 울상을 짓고 있다. 내년 증시 입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이다. 롯데그룹의 지주사로 롯데지주가 설립되긴 했지만 호텔롯데가 롯데지주 지분 11.1%(3월말 기준)를 보유해 지배구조상 더 상위에 위치한다.

호텔롯데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이고, L투자회사(1~12)가 나머지 70% 이상 지분을 들고 있다.



롯데그룹으로서는 '일본 회사' 딱지를 떼고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 지배구조를 분리하기 위해서라도 호텔롯데를 상장해야 한다.

올해는 호텔롯데를 기필코 상장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금융계열사 매각을 완료하고 법적 이슈가 있는 신동빈 회장이 대표직을 사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장까지 가는 길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이 27년간의 영업을 마치는 26일 면세점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이 27년간의 영업을 마치는 26일 면세점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호텔롯데 상장은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번번히 좌절됐다. 2015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반납 배경에도 신동주 SDJ회장(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의 입김이 있었다. 호텔롯데도 예정대로라면 2016년 상장해야 했지만,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좌절됐다.


이번에도 신동주 회장은 본인이 대표 겸 최대주주인 광윤사를 통해 지난 22일 일본 법원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 해임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주가는 지난 23일 5% 넘게 오르기도 했다. 다만 신동주 회장 측이 번번히 소송에서 패소한데다, 한국에서의 판례는 일본회사법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에도 경영권에 직접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면세사업부 사무실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면세사업부 사무실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코로나19 이슈도 겹쳤다. 호텔롯데는 1분기 기준 매출의 80% 이상이 면세점에서 발생한다. 호텔이 14%, 놀이공원 등이 5% 비중을 차지한다.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사업들이다.

이에 호텔롯데의 1분기 매출은 1조87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 급감했다. 2분기에는 부진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IPO시장이 유례없이 뜨겁지만, 회사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호텔롯데는 2016년 맺었던 주관사 계약도 잠정해지한 상태로 전해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IPO 시장 열기가 뜨겁지만 현재 호텔롯데는 시장에서 좋은 가치평가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당분간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2016년에 상장을 위해 대표 주관사 3곳, 공동주관사 4곳과 계약을 맺었지만 지금은 잠정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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