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보일러 의무설치'에 여름에도 잘 나가는 보일러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0.07.2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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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보일러 의무설치'에 여름에도 잘 나가는 보일러


여름은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공식을 깨고 보일러 업계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4월부터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설치가 의무화되고 코로나19(COVID-19) 사태와 관련한 재난지원금이 더해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린나이코리아 등 보일러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일러는 봄부터 판매량이 줄어 여름이 가장 비수기이고, 가을이 시작되는 9월부터 판매량이 증가하는 연중 사이클을 보인다. 하지만 대리관리권역에서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설치가 의무화된 4월 이후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콘덴싱 보일러는 일반 보일러보다 열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인 특성 때문에 평균 가격이 20만원 가량 비싸다. 보일러 업체는 평균판매단가가 상승하게 되고,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다. 특히 정부가 20만원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신규로 보일러를 설치하거나 기존 보일러를 교체하는데 대한 부담이 덜하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콘덴싱 보일러 판매 비중이 40% 수준에서 머물렀지만 올해 4월 이후 크게 늘어 6월 기준으로 80%까지 급증했다. 증권업계에선 경동나비엔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3%, 47.2% 증가한 1781억원, 110억원으로 예상한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2일자로 시행된 콘덴싱 보일러 의무화 법안 효력 개시로 평균판매단가 상승해 국내 매출이 7.6% 늘 것"이라며 "해외에서도 신규아이템 장착에 따른 북미 매출 증가 및 유통망 정비로 인한 중국향 매출 증가로 매출이 13%를 넘어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귀뚜라미도 콘덴싱 보일러 판매 비중이 지난해 45%에서 올해 6월 기준으로 75%까지 크게 늘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정부의 콘덴싱 보일러 설치 의무화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 2분기 전체 보일러 판매량은 전년대비 15% 증가했다. 린나이코리아도 2분기 보일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가까이 늘었다.

이런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관계자는 "보일러 성수기인 4분기에 가까워질수록 콘덴싱 보일러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친환경보일러 의무화가 업계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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