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대신 코스닥' 찾는 해외 바이오기업들, 왜?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0.07.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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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대신 코스닥' 찾는 해외 바이오기업들, 왜?


국내 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해외 바이오 기업들이 국내 증시를 '기회의 땅'으로 찾고 있다. 미국 나스닥 등 해외 증시보다 기업공개(IPO) 비용 부담은 적은 반면 기업가치 평가와 자금조달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이노비오·네오이뮨텍 등 상장특례로 증시 노크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바이오시밀러 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이다. 지난 5월 이미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췌장암 치료 신약을 개발하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2조원 안팎으로 SK바이오팜 (85,000원 ▲1,000 +1.19%)에 이은 대형 기업공개(IPO)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정대로 연내 상장이 마무리되면 외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피에 특례상장(시가총액특례)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국내 계열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최근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에서 기술성평가를 진행했다. 기술성평가는 코스닥 상장 시 바이오 기술력에 대한 신뢰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으로 거치는 요건이다.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서 국내 업체는 'A'와 'BBB' 등급 이상을, 외국 업체는 모두 'A'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올해 기술성평가 진행 34곳…전년보다 25%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 국내외 바이오업체 등 기술성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비상장업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27곳)보다 약 25% 증가한 34곳이다. 이중 현재 상장일정을 공표한 해외 업체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이노비오 파마수티걸스(이하 이노비오)와 국내 제넥신 (7,380원 ▲110 +1.51%)의 미국 관계사인 네오이뮨텍 두 곳이다.



DNA백신 개발업체인 이노비오는 지난해부터 코스닥 2차 상장을 준비 중이다. 올해 2월 한 차례 기술성평가를 진행, 기관 두 곳에서 각각 AA, A등급을 받기도 했다. 네오이뮨텍도 최근 기관 두 곳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았다.

해외 바이오업체들의 국내 상장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으로는 ‘코리아 프리미엄’ 등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닥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닥 헬스케어지수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59.8배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미국 헬스케어지수 23.0배 △글로벌 헬스케어지수 25.4배 △일본 헬스케어지수 34.2배는 물론 중국 헬스케어지수 58.0배보다도 높다. 또 국내 투자자들이 바이오업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상장 문턱이 낮은 점 등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가 어디가 더 낫다고 하기 어려울 만큼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며 "일부에서는 바이오업종만큼은 '코리아 프리미엄'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장밋빛 분석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달 13일 외국기업 기술특례 1호로 코스닥에 입성한 소마젠(Reg.S) (4,920원 0.00%) 관계자는 "바이오업종에 대한 이해도는 외국 시장보다 국내 투자자들이 상대적을 높고 관심도 큰 편"이라며 "미국 나스닥 상장도 고려했지만, 상장 유지비용 자체도 최대 10배까지 차이가 나고 국내 증시에서 더 적절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유전체 분석기업인 소마젠은 마크로젠 (20,000원 ▲70 +0.35%)의 자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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