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소하더니…日 "소멸 우려" 조선업에 거액 지원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0.07.2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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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사진=AFP


일본 정부가 자국의 조선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한국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연내 거액의 금융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과거 조선업 구조조정 때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는 이유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27일 요미우리신문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자국 조선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거액의 금융 지원을 실시하는 새로운 틀(기금·단체)을 창설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지원 1건 당 수백억 엔(수천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이 대출 과정에서 보증을 서거나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이 직접 대출에 나서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 지원 목적은 글로벌 조선업 점유율을 확대해 한국과 중국에 대항하는 것이다. 전 세계 조선업계에서 일본의 존재감은 날로 약화하고 있다. 조선 수주량에서 일본 점유율은 2015년 32%였으나 2019년 16%로 세계 3위로 하락했다. 1위는 한국(41%)이며 그 뒤를 중국(34%)이 차지했다.



요미우리는 저가 공세를 내건 한국과 중국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해운기업의 일본 조선사에 대한 발주 비율도 1996~2000년 94%에서 2014~2018년 75%까지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이런 흐름을 막기 위해 금융 지원으로 반격하려 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의 이러한 행보는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이 조선업 육성을 위한 공적 지원이 부당하다며 올해 초 제소한 것과는 상반된다.

당시 일본은 대우조선해양의 2018년 말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적절한 공적 자금이 들어갔다는 이유 등을 들어 한국이 WTO에 보조금 협정을 위반했고 이로 인해 일본 조선산업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양자 협의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대로면 일본의 조선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 WTO 협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정부가 손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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