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열풍' 재현? 코로나 테마주 노리다 피본 개미들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0.07.2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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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지금 15층인데 '존버'하면 다시 구조대 올까요?"

올해 고위험 투자 성향을 가진 개인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큰 주식에 '한탕' 식으로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코로나19 관련 주식들이 일제히 폭락한 것처럼 별다른 준비없이 주식 시장에 뛰어들 경우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틀째 폭락한 신풍제약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월13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신풍제약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업종 5차 현장 간담회'에 앞서 생산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뉴스1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월13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신풍제약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업종 5차 현장 간담회'에 앞서 생산 시설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신풍제약은 27일 오후 2시15분 현재 전 거래일에 비해 26.95%(2만8300원)내린 7만6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선 24일 14.63%(1만8000원) 내린 10만5000원에 거래를 마친 이후 이틀째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여러 차례 상한가를 거듭하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던 신풍제약은 24일 가격 상승 제한폭까지 올랐다가 장 막판 고꾸라졌다. 불과 10분 사이에 시가총액이 3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24일 상한가 직전에서 하한가까지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매우 컸던 신풍제약우 역시 27일 23.34% 추가로 하락했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가 코로나19 2상을 승인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했다. 올해 7000원대였던 주가는 한때 15만9500원까지 올랐다.


결국 신풍제약은 이달 21일과 23일 두 차례나 거래가 정지됐지만 개인들의 투자 열기는 그후로도 식을 줄을 몰랐다.

24일 개인이 106억원가량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 56억원, 41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올해 초 7000원대에서 5만원대까지 뛰었다가 이날 다시 하한가로 떨어진 신일제약 (6,960원 ▼120 -1.69%)도 이와 비슷한 사례다.

"준비 없이 일확천금 바라면 결국 큰 피해"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투자자들이 충분한 준비 없이 투기 심리로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 소식이 나올 때마다 여러 제약주가 급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해 관심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이렇게 주가가 단기간에 요동칠 정도는 아니었다. 결국 막연한 기대감에 자금이 몰린 셈인데 자칫 주가가 급격히 하락할 경우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제약주는 매출이 기반이 되기보다는 기대심리로 움직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더 큰 것 같다"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등 테마로 접근할 때는 해당 기업이 실체와 역량이 있는지 파악해서 투자해야 실패할 확률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제약주 열풍은 지난달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삼성중공우를 비롯한 우선주 열풍을 연상케 한다.

최근 신용융자 잔고가 사상 최고치인 13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개미들의 투자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탕'을 노리는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주식 시장이 마치 투기의 영역으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이 몇 번 상한가 치는 것을 보고 재미를 느낀 투자자들이 공부는 하지 않은 채 마치 경마장처럼 일확천금만 바라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이런 상황에서 주식 투자에 실패할 경우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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