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120억 로또된 당첨자, 빈털터리로 여성 살해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0.07.2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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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Scallywagandvagabond/사진=트위터 Scallywagandvagabond


미국에서 1000만달러(약 120억원) 짜리 복권에 당첨됐던 남자가 3년만에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과거 막대한 당첨금을 받았음에도 변호사를 고용할 수 없어 법원에서 지정해주는 변호사의 변호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헤비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는 마이클 토드 힐(52)은 지난 21일 23세 여성 케오나 그라함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힐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던 직원으로, 그의 아내는 교육업 종사자였다. 그는 2017년 8월 가스충전소에서 구매한 스크래치 방식의 복권에 당첨돼 엄청난 돈을 수령하게 됐다.

그가 당첨된 복권은 수령방식이 두 가지로 20년 동안 1000만 달러를 연금식으로 수령하거나 600만 달러(약 72억원)를 한 번에 수령할 수 있었다. 힐은 후자를 택해 세금을 제하고 410만 달러(약 49억원)를 받았다.



힐은 당시 언론에 복권 당첨금으로 아내의 교육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후에도 복권을 구매했던 가스충전소에 자주 들렀으며, 자신에게 복권을 팔았던 직원에게 2000달러(약 239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그의 살인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 조사에 따르면 힐은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홀로 한 호텔에 묵었는데, 그가 체크아웃하고 난 후 객실에 들어간 청소 직원이 방에서 숨진 여성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힐은 3년 전에 막대한 당청금을 받았음에도 변호사를 고용할 돈이 없어 법원이 지정해주는 국선 변호사의 변호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가석방 없는 구속 영장을 받고 교도소에 머물며 조사를 받고 있다.


숨진 채 발견된 여성 그라함은 생전에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교도소에서 교정 책임자로 근무했으며, 이전에는 지역 재활센터에서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함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각종 매체에는 그를 추모하는 지인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인들은 그녀를 두고 "너그럽고 도전적인 여성으로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그라함의 지인들은 힐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라함의 한 지인은 "(힐은) 내가 아는 사람의 범위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그 점이 무섭다"며 "복권에 당첨되고 결혼도 한 사람이 갑자기 젊은 여성을 죽였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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