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알글로벌리츠의 기초 자산인 벨기에 오피스 빌딩. /사진제공=제이알투자운용
SK바이오팜 영향으로 최근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지만, 비교적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공모 리츠(부동산투자회사)는 울상이다. 배당 수익에 초점을 맞춘 리츠는 짧은 기간 대박을 노리는 공모주 투자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지난 22~24일 실시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경쟁률 0.23대 1을 기록했다.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라 할 수 있는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면 올해 IPO(기업공개) 공모 첫 미달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리츠라는 평가에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16~17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8.48대 1을 기록했다. 급기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선 미달이라는 쓴맛을 봤다.
최근 공모 리츠의 잇따른 부진은 지난 16일 상장한 이지스밸류리츠 (5,030원 ▼40 -0.79%)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지스밸류리츠는 상장 첫날 공모가(5000원) 대비 11.8% 하락한 4410원에 장을 마쳤다.
통상적으로 리츠는 주가 변동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주로 연간 5~7% 수준의 안정적 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관심을 갖는다. 그런데 이지스밸류리츠는 상장하자마자 10% 이상 주가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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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 이자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게 리츠인데, 이지스밸류리츠가 하루 만에 10% 이상 주가가 빠지니 리츠는 매력이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며 "또 리츠는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보며 장내에서 얼마든지 공모가와 비슷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인식도 청약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리츠 외 신규 상장 기업의 주가가 고공행진 하는 환경도 리츠 외면에 한몫했다.
이달에만 SK바이오팜 (89,800원 ▲1,400 +1.58%), 에이프로 (12,430원 ▲980 +8.56%) 등이 상장 첫 날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 2배 가격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를 뜻하는 은어)에 성공하는 등 대박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이 평이한 리츠가 외면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자는 보통 상장 첫날 매도에 나서는 등 단기에 큰 수익을 노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리츠는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보니 최근 공모 시장의 뜨거운 청약 열기가 비껴가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