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후배 이민호의 디스?... '최고 141km' 임찬규에 "살살 던지는거죠?" [★잠실]

스타뉴스 잠실=김동영 기자 2020.07.2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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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두산전에서 호투를 펼친 LG 임찬규. /사진=김동영 기자<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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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두산전에서 호투를 펼친 LG 임찬규. /사진=김동영 기자



LG 트윈스 임찬규(28)가 긴급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호투를 뽐냈다. 약했던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좋은 투구를 하며 승리를 따냈다. 스스로도 감격스럽다고 했다. 막내 이민호(19)의 의도치 않은 '디스'도 있었다.



임찬규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두산과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5⅔이닝 4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로 나간 것은 아니다. 선발 차우찬이 등판 직전 어깨가 좋지 않았고, 한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왔다. 말 그대로 긴급 등판.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했고, 공도 좋지는 않았으나 완벽투를 일궈냈다.



경기 후 임찬규는 "(차)우찬이 형이 되게 안 좋은 줄 알았는데, 상태가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다. 우찬이 형이 애국가 직전에 얘기하더라. 장난인 줄 알았는데 코치님께서도 준비하라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공 던질 시간은 충분했는데, 끝날 때까지 몸이 잘 안 풀렸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불펜으로 나갈 때는 15개 미만으로 빠르게 던지고 올라간다. 오늘은 20개 이상 던졌는데도 잘 풀리지 않았다"라고 더했다.

이날 속구 구속은 최고 141km에 불과했지만, 체인지업이 좋았다. 38개를 던졌고, 속구(39구)와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이유가 있었다.


임찬규는 "신기한 것이, 속구가 잘 가는 날은 체인지업이 밋밋하다. 속구가 느린 날에는 체인지업이 잘 떨어진다. 오늘 이 부분을 좀 이용해 체인지업 비중을 확 늘렸다. 공이 너무 안 가서 다른 공으로 카운트를 잡고 싶었다"라고 짚었다.

이어 "공이 뜻대로 가지 않아서 쉽지는 않았다. 볼넷을 주더라도 장타를 피하자는 생각으로 던졌다. (유)강남이가 거의 90% 이상은 볼 배합을 했다. 맡겼다"라고 더했다.

결과는 다 좋았는데, 예상 외로 느린 공에 휘문고 9년 후배 이민호가 한소리 하더란다. "더그아웃에서 (이)민호가 '형 오늘 일부러 살살 던지시는 거죠?', '제구로 승부하려고 살살 던지는 거죠?'라고 하더라. 할 말이 없었다. 민호는 150km를 던지니까. 그래도 내가 9살 학교 선배인데 좀 아쉽더라"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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