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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에 ‘이것’을 넣으면 더 바싹하고 촉촉해져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20.07.2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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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튀김의 발견’…우리가 사랑하는 튀김에 관한 거의 모든 것

튀김에 ‘이것’을 넣으면 더 바싹하고 촉촉해져




튀김 요리는 배반하지 않는다. 영국의 유명 세프 제이미 올리버가 “튀기면 구두도 맛있다”는 명언을 남길 정도로 튀겨서 맛없는 음식을 만나기가 더 어렵다. 누구나 튀김을 좋아하지만 어떤 재료를 어떻게 튀기면 맛있는 튀김이 되는지는 잘 모른다.

저자는 튀김 맛의 비밀을 풀기 위해 과학, 인문, 사회, 역사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살펴봤다. 또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에는 흥미로운 과학 원리가 숨어 있고 각국을 대표하는 튀김 요리의 탄생 비화에는 역사의 한 장면이 녹아 있음을 알게 됐다.

우리가 튀김을 원하는 것은 지방 때문이다. 지방은 비교적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영양분으로 적은 양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제공한다. 게다가 우리 몸속에서 장기간 안정적인 저장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결국 지방을 많이 섭취하고 몸 안에 저장해 두면 생존에 유리한 것이다.



튀김의 맛도 특별하다. 한 입 베어 물면 원재료에서 느낄 수 없는 깊고 다채로운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이 풍미는 고온의 기름에 식재료를 튀길 때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 반응 때문이다.

마이야르 반응(아미노산과 환원당 사이의 화학 반응으로, 음식의 조리 과정 중 색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특별한 풍미가 나타난다)으로 생성되는 맛과 향 성분은 무려 100여 종에 달한다. 또 캐러멜화 반응은 튀김이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하거나 특유의 달콤함과 고소함을 가지도록 도와준다.

이 때문에 미국 퍼듀대학교 리처드 맷츠 교수 연구팀은 단맛, 신맛, 쓴맛, 짠맛, 감칠맛에 이어 튀김의 '기름진 맛'을 제6의 기본 미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튀김의 전 세계적 인기는 그러나 단순한 풍미와 영양학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각국을 대표하는 튀김 요리에는 ‘소울 푸드’의 역사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오늘날 즐겨 먹는 프라이드치킨은 19세기 아메리카 대륙에 노예로 팔려 온 아프리카 흑인에 의해 탄생했다. 그들에게 뼈까지 씹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바삭하게 튀긴 프라이드치킨은 음식의 낭비를 최소화하고 힘든 노동을 견딜 수 있게 해 준 고열량 영양식이었다.

영국의 대표 요리 피시앤칩스 역시 가난한 영국 노동자들을 위한 성찬이었다. 이 요리는 종교적 박해를 받고 이베리아반도에서 쫓겨난 유대인의 설움도 담겨있다.

일본의 돈카츠와 중국의 탕수육 탄생 비화에는 제국주의로 인한 동아시아의 수난사를 만날 수 있다.

일본은 1868년 서양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지만 서양인과의 현격한 체격 차이 때문에 콤플렉스가 생겼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장려된 요리가 돈카츠였다.

1840년 아편 전쟁에서 패한 청나라가 젓가랑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서양인을 위해 만들어진 메뉴가 탕수육과 꿔바로우의 원형인 ‘꾸루로우’다.

튀김이 겉으로는 바삭하고 안으로는 촉촉한 것은 다공질 구조 덕분이다. 다공질 구조는 고온의 기름에 튀겨져 수분이 기화가 되면 이 기체들이 튀김옷을 뚫고 배출될 때 튀김옷 표면에 마치 스폰지처럼 수없이 생긴 작은 구멍을 말한다. 이 튀김옷 반죽에 맥주를 넣으면 맥주의 탄산 때문에 다공질 구조 형성이 촉진된다. 튀김옷 반죽에 맥주 첨가는 ‘겉바속촉’의 비밀인 셈이다.

하지만 튀김의 기름은 건강에 나쁘지 않을까. 저자는 산화된 기름이 우리 건강을 해치고 요리의 맛과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고 강조한다. 또 튀기는 조리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크릴아미드도 주의해야 한다. 이 물질은 100℃보다 높은 고온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인체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고 유전자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튀김 조리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이 물질의 생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과학으로 튀김을 이해하면 보다 더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로 재탄생할지 모르겠다.

◇튀김의 발견=임두원 지음. 부키 펴냄. 236쪽/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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