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있나 美"…中 '톈원1호' 발사로 화성 탐사 도전장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7.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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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선·착륙선·로버로 이뤄진 트리풀 화성우주선…"미국이 여러 차례 이뤘던 성과 한 번에 시도"

중국의 첫 화성 탐사선 톈원-1호를 운반할 창정5 로켓이 23일 하이난성의 원창 우주발사장 발사대에서 이륙하고 있다/사진=뉴스1중국의 첫 화성 탐사선 톈원-1호를 운반할 창정5 로켓이 23일 하이난성의 원창 우주발사장 발사대에서 이륙하고 있다/사진=뉴스1


중국이 첫 화성탐사선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리며 우주 최강국인 미국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영사관 폐쇄 등 사사건건 충돌하며 신냉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양국에게 화성은 글로벌 패권 다툼의 새로운 무대가 될 전망이다.

중국 국가우주국(CNSA)은 자국 첫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가 23일 오후 12시41분(현지시간) 하이난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운반로켓 창정 5호에 실려 화성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톈원 1호는 내년 2월 11~25일 사이 화성 궤도에 도달하지만 궤도선이 있기 때문에 먼저 위성 궤도를 돌게 된다.



착륙은 두 달여 뒤인 4월경에 시도할 계획이다. 착륙 최종 절차는 약 7분간 진행되며, 전체 임무 중 가장 위험한 단계로 꼽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화성 표면으로 착륙하는 시간(7분)에는 모든 통신이 끊어지기 때문에 이 때를 과학자들은 ‘공포의 7분’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총 무게 5톤(t)에 달한 톈원 1호는 궤도선·착륙선·로버(무인 탐사차량) 3개로 이뤄진 트리풀 화성우주선이다. 이는 이전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도전인데 미국이 여러 차례 프로젝트를 통해 이뤘던 성과를 한 번에 모두 시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톈원 1호는 중국 국가항천국(CNSA)과 국영 우주개발기업인 항천과기집단(CASC)이 제작을 주도했다.



화성은 지구와 비슷한 암석형 행성이므로 표면이 단단해 착륙선·로버를 보내 지표면 탐사를 할 수 있다. 태양계에서 암석형 행성은 지구·화성·수성·금성 뿐이다. 나머지는 액체·기체형 행성에 속한다.

중국의 화성 탐사 로버 '톈먼 1호'/사진=CCTV 캡쳐중국의 화성 탐사 로버 '톈먼 1호'/사진=CCTV 캡쳐
톈원 1호 로버의 이름은 ‘톈먼(天問) 1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로버 ‘큐리오시티’와 비슷하게 생겼고, 6륜 탐사차량으로 전면부 상단에 두 눈처럼 생긴 고해상도 카메라가 장착됐다. 동력원은 등 부위에 탑재된 총 4개의 태양열 충전판이며, 무게는 240kg이다. 1시간에 200m를 이동할 수 있다. 레이더와 기후 측량기, 자기장 측정기 등 총 13가지 과학기구가 탑재됐다. 주로 화성의 토양·지질 구조, 대기 구성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궁극적 목적은 ‘물’을 찾는 것이며, 생명체의 근간인 ‘탄소’의 흔적을 살피게 된다. 화성은 지구처럼 화산활동이 이뤄지고, 이산화탄소 서리가 만든 협곡이 발견돼 이목을 모은 바 있다. 탐사 결과에 따라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도 있다.


톈먼 1호는 얼음이 많은 지름 3300㎞ 유토피아평원에 착륙할 예정이다. 톈먼 1호에게 주어진 시간은 92일. 중국은 이번 탐사과정에서 수집된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화성의 지질 지도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이번 화성프로젝트를 성공하면 중국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로 화성에 착륙해 로버를 통한 지표면 탐사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화성 진입, 호락호락하지 않다
화성 궤도 진입과 착륙은 말처럼 쉽지 않다. 미국과 구소련, 유럽연합(EU) 등이 화성 착륙을 시도한 바 있지만, 성공한 국가는 미국 뿐이다. 1971년 소련의 마스 3호가 최초로 화성 착륙에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착륙 직후 통신이 끊어지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유럽연합은 2003년 비글2호의 착륙 시도가 원인 불명으로 실패했고, 유럽우주국(ESA)이 화성 탐사를 위해 보낸 무인 탐사선 ‘엑소마스’(ExoMars)의 착륙선 ‘스키아파렐리’가 고도 센서 결함으로 화성표면에 불시착했다. 일본이 1998년 발사한 노조미 탐사선은 화성 궤도까지 도달하지 못했고, 중국은 2011년 러시아의 포보스-그룬트 탐사선과 함께 잉훠 1호라는 소형 탐사선을 보냈으나 지구로 추락한 바 있다. 미국은 1976년 바이킹 1호를 시작으로 모두 9번의 착륙을 시도했고, 이중 8번을 성공했다.

차세대 화성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 상상도/사진=NASA차세대 화성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 상상도/사진=NASA
‘화성 위크’ 마지막 주자 美
이달은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운 시기인 ‘화성 위크’다. 그 거리가 5500만㎞로, 26개월마다 한 번씩 주기가 돌아온다. 우주여행에 드는 에너지를 최대한 아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때를 놓치면 2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이때 발사체 보관 등의 추가 비용을 합산하면 약 6000억원의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된다.

앞서 지난 20일 아랍에미리트(UAE)가 아랍권 최초의 화성 탐사선 ‘아말’을 발사했다. 이 탐사선은 5억km 이상을 비행해 UAE 건국 50년이 되는 내년 2월 화성 궤도에 도착할 예정인데 성공할 경우 UAE는 미국, EU,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7번째로 ‘화성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NASA는 오는 30일 다섯 번째 화성 탐사선인 ‘퍼시비어런스’를 발사할 예정이다. 미국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5일 사이 큐리오시티의 후속이자 다섯 번째 화성 탐사선인 ‘마즈(Mars) 2020 퍼서비어런스’ 발사에 나선다. 유럽우주국(ESA)은 ‘엑소마스(ExoMars) 2020’ 탐사선을 다시 화성으로 보낼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COVID-19)로 전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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