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러시아 선박 승선한 한국인 수리업체 직원 '확진'

뉴스1 제공 2020.07.23 16:50
글자크기

검역 지침 강화 전 부산 입항 선박에 승선…감염 이어질수도
부산시, 항만근로자 현황 파악 나서…필요하면 전수조사 실시

부산 감천항 전경  © News1부산 감천항 전경 © News1


(부산=뉴스1) 박채오 기자,박기범 기자 =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원양어선 페트로원호(PETR1, 7733톤)에서 수리 작업을 위해 승선한 내국인 근로자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 감염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3일 시에 따르면 부산 영도구 소재 선박수리업체 직원 A씨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20일 증상이 발현했으며, 22일 검사를 받은 후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부산항에서는 지난 한 달 사이 7척의 러시아 선박에서 4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게다가 해당 선박의 선원과 접촉했던 수리업체 직원 등 항만근로자 수십명이 자가격리조치 되면서 시민들은 지역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선박 작업에 투입된 수리공의 첫 감염사례가 발생함과 동시에 지역에서 '우려가 현실이 됐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A씨가 수리작업에 참여한 선박이 앞서 확진자가 나온 7척의 선박이 아닌 '페트로원호'라는 점이다.

검역 당국은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확진자가 대거 쏟아지자 지난 20일부터 원양어선, 냉동·냉장화물, 선체수리를 목적으로 오가는 러시아 선박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페트로원호는 지난 8일 선체 용접과 기관실 파이프 교환 작업 등을 위해 신선대부두로 입항했다. 검역 지침이 강화되기 전에 부산항으로 들어온 선박인 셈이다. 이 때문에 페트로원호는 승선검역이 실시됐지만,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선원이 없어 전수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시는 A씨의 감염경로를 두고 페트로원호에서의 감염, 지역감염, 다른 선박에서 수리작업을 한 동료로부터의 감염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역 당국 역시 페트로원호에 승선해 있던 선원 9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결과는 오는 24일 오전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전수검사에서 무증상 감염자가 나온다면, 페트로원호와 같이 검역 지침이 강화되기 전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을 통한 감염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안병선 부산시 건강정책과장은 "검역조치 강화 전 선박 수리 등에 참여한 한국인 근로자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이들에 대한 전수검사도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검역 당국은 전날(22일) 부산항으로 입항한 러시아 선박 3척에 대한 전수검사를 이날까지 실시했지만, 3척의 선원 72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15일 감천항을 통해 입항했다가 3명의 선원 확진자가 나온 러시아 국적 크론스타스키호(KRONSHTADTSKIY, 2461톤)에서 확진자 3명이 나오면서, 지난 한 달동안 부산항으로 유입된 러시아 선원 확진자는 모두 46명으로 늘어났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