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 反화웨이…삼성전자에 손 내민다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박효주 기자 2020.07.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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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 反화웨이…삼성전자에 손 내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反)화웨이 공세가 연일 강도를 더하면서 중국 IT굴기의 상징인 화웨이가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영국에 이어 프랑스도 화웨이를 사실상 배제한데 이어 미국 정부 고위관료까지 LG유플러스에 대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공개 압박하는 상황이다.

유럽시장에서 화웨이 퇴출 움직임이 잇따르면서 삼성전자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5G 장비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인 삼성전자로서는 호재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35.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에릭슨이 24.8%, 노키아가 15.8%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3.2%로 4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분기대비 점유율이 2.8%p 늘어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같은기간 화웨이는 0.4%p로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했고 에릭슨은 1%p 증가, 노키아는 4.5%p감소했다.

삼성전자 화웨이 퇴출 반사효과 누릴 듯
이런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등지에서 화웨이가 퇴출되면 에릭슨과 노키아, 심상전자 등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삼성전자의 수혜 전망에 무게가 쏠린다.



실제 지난달 30일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5G 통신망 구축에 중국 화웨이를 배제하는 대신 삼성전자와 NEC가 참여하길 바란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와 NEC가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무역과 금융 우대조치를 포함한 신규진입 기업의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도 했다.
화웨이 로고 /사진=화웨이화웨이 로고 /사진=화웨이
이와관련 김우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9일 영국 하원 위원회에서 삼성이 영국에 5G 통신장비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 "당연히 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통신망 장비 공급과 관련해 유럽 사업자들과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존 기술보다 4G와 5G, 6G와 관련한 투자에 재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영국에 진출하면 이를 발판으로 유럽 시장에 연쇄적으로 진출해 점유율을 확대할 전망이다. 취약하던 유럽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이다.

영국통해 유럽시장 연쇄 진출시 장비시장 빅3도 가능할 듯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글로벌 1위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통신장비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미약했다. 통신장비는 장치산업의 특성이 있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교체주기도 10년단위로 길어 긴 안목에서 투자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사업부에 비해 주목을 받지못했고 투자역시 소홀했다는 것이다. 2014년에는 네트워크 부문 영업이익률이 0.7%까지 내려앉으며 사업철수설, 매각설까지 돌았다.


삼성전자는 상황을 반전시키기위해 최근 수년새 5G 장비 기술력 확보에 나서며 북미와 일본 통신사로 고객기반을 넓혀왔다. 반면 유럽의 경우 화웨이와 에릭슨과 노키아 등 선발업체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때문에 삼성은 화웨이의 대체자로 자리매김해 통신시장 빅3로 위상을 높이려한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삼성전자가 최근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6G 개발계획까지 발표하면서 기술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2030년경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6G의 경우 최대 전송속도 1000Gbps, 무선 지연시간 100μsec로, 5G 대비 속도는 50배 빨라지고 무선 지연시간은 10분의 1로 줄어드는 등 다양한 면에서 획기적 성능 개선이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시작으로 전 세계 여러 국가가 5G 네트워크 전환에 나서면 장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화웨이 퇴출은 삼성전자에 큰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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