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건물 사진/ 사진=NH 투자증권 제공
당초 1시간 정도로 예상됐던 이사회는 이날 4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유동성 지원안의 규모가 너무 커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추후 임시 이사회를 다시 개최해 유동성 지급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325억원) 한국투자증권(287억원) 케이프투자증권(148억원) 등도 옵티머스 펀드를 팔았지만 NH투자증권에 비해 규모가 훨씬 적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투자금 7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으나 NH투자증권에 비해 판매규모가 훨씬 작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옵티머스는 안전한 관공서·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해 부동산 중개업소나 대부업체 등 비상장사로 빼돌렸다. 이 과정에서 서류위조와 각종 거짓말이 횡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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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NH투자증권의 상품심의 과정에서 최근 구속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금감원 검사를 거친 안전한 상품'이라고 작정하고 속인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조만간 내놓을 투자자 위로책이 '배상' 또는 '보상'이 아닌 '유동성 지원'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해왔다. 법적 책임을 전제로 한 '배상' '보상'이 아니라 판매사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자사를 통해 대규모로 부실 펀드가 판매돼 투자자들의 돈이 묶여 고생하고 있으니 미리 '유동성'(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정기 이사회에서는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투자금의 50%' 선에서 지원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옵티머스 펀드 NH투자증권 피해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앞에서 '사기판매'를 규탄하고 있다. 옵티머스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환매가 중단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자들에 대한 유동성 공급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0.7.23/뉴스1
지금까지의 판례에 따르면 판매사가 운용사와 공모해 투자자들에게 허위 투자정보를 알리는 식으로 금융상품을 팔았을 때가 아니면 100% 배상은 성립되지 않았다. NH투자증권도 옵티머스에 속아넘어갔다는 정황이 더 많은 만큼 100% 배상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투자자들이 불완전 판매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는 대개 판매사가 100%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투자자의 과실도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해 배상책임이 부과된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NH투자증권 현장 검사를 통해 상품선정 과정이나 사내 설명자료, 투자권유 설명자료 등에 부적절한 것은 없었는지 여부와 부당권유행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이날 이사회에서 유동성 지원안이 보류됐다는 소식에 "전쟁이네, 고객 돈 떼먹고 싶냐" 등 격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 20일부터 매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와 금감원, 농협금융지주 앞에서 항의 집회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