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정용진도 갔다…부산 해운대 특급호텔 '기대반 우려반'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7.2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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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호캉스 1번지 부산, 코로나19에도 국내여행객 찾으며 반짝 흥행…코로나 방역 구멍 뚫릴 수 있단 우려도

무더위가 찾아온 지난달 7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인파. /사진=뉴시스무더위가 찾아온 지난달 7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인파. /사진=뉴시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해외여행이 막힌 상황에서 '7말8초' 성수기가 찾아오자 국내 주요 관광지들이 휴가족의 발길로 붐비기 시작한 가운데 해운대를 중심으로 럭셔리 호캉스(호텔+바캉스) 1번지로 자리매김한 부산지역 호텔가도 특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통·호텔 '큰 손'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까지 직접 부산에 모습을 드러내며 해운대 특급호텔은 흥행 기대감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일부 호텔은 코로나 비상경영 상황에서 갑작스레 몰린 여행수요에 원활한 대처를 못하는 경우도 있어 우려의 시선이 나오기도 한다.

신동빈 골든키 돌리고 정용진도 '부산행'
해운대는 특급호텔 격전 예고
신동빈·정용진도 갔다…부산 해운대 특급호텔 '기대반 우려반'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국내 호텔산업 전반이 고사 위기에 놓인 가운데 주요 호텔들이 부산에서 반전을 노린다. 국내 최대 호텔체인 롯데호텔은 지난달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 시그니엘(SIGNIEL) 부산의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개관식은 간소하게 치렀지만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등 롯데 핵심 삼각편대가 이례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 세간의 관심을 샀다. 이날 신 회장은 직접 월드 클래스 호텔의 서막을 연다는 의미의 '골든키' 퍼포먼스를 진행, 호텔 개관을 알렸다.



호텔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점 찍고 '토종 호텔체인'으로 확장을 노리는 신세계조선호텔도 오는 8월 그랜드조선 부산 오픈 초읽기에 돌입했다. 해외 호텔브랜드와 협력해오던 신세계조선호텔이 자체 럭셔리 브랜드 '그랜드조선'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특히 오너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시그니엘 부산을 방문한 사진을 올려 해운대 호텔전쟁의 관심도가 증폭되고 있다.

통상 주요 인사가 호텔을 참관할 경우 공식적인 요청에 따른 룸쇼(Room Show)가 이뤄지기 마련이지만 정 부회장은 개인자격으로 '깜짝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사업에 애착을 보이는 만큼 그랜드조선 오픈을 앞두고 직접적인 경쟁상대를 경험, 사업 구상을 가다듬은 것으로 보인다. 시그니엘과 그랜드조선은 도보로 5분 거리(약 600m)다. 해운대 터줏대감인 웨스틴조선호텔도 해수욕장을 사이에 두고 시그니엘과 서로 마주보고 있다.

'럭셔리 부산', 특급호텔은 필수요소
7말8초 호캉스족 몰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서 열린 '시그니엘 부산'의 개관식에 참석, 마스크를 벗으며 환하게 웃는 모습(왼쪽)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최근 시그니엘 부산을 찾은 사진을 SNS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모습. /사진=뉴시스, SNS 캡처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서 열린 '시그니엘 부산'의 개관식에 참석, 마스크를 벗으며 환하게 웃는 모습(왼쪽)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최근 시그니엘 부산을 찾은 사진을 SNS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모습. /사진=뉴시스, SNS 캡처
그룹 총수까지 직접 모습을 드러내 힘을 실어줄 만큼 부산 지역 특급호텔을 챙기는 이유는 단순히 신규 호텔 개관 이상의 의미가 있다. 코로나19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비즈니스 수요가 뚝 끊기며 최악의 한 해를 나고 있는 호텔업계가 활로가 되는 유일한 타깃이 럭셔리 호캉스족인데 이들의 수요가 부산에서 가장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2018년 부산시 특급호텔 평균 객실이용률(ACC)은 68.34%로 전국 평균(63.31%)보다 높다. 호텔 평균 객실가격(ADR)도 21만8509원으로 21만949원을 기록할 정도로 부산은 호캉스 1번지로 자리잡았다.


실제 코로나19 속 제주와 함께 그나마 활기를 보이는 곳이 부산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해수욕장 방문객이 반토막 나는 등 여전히 어려운 것은 맞지만 이달 들어 차츰 여행객들이 늘기 시작, 최근 주말이면 높은 객실점유율(OCC)을 보이고 있다. 시그니엘 부산의 경우 오픈 초기라 전 객실을 가동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60~70%대의 OCC를 보이고 있고 파라다이스와 파크하얏트 부산도 주말 객실 상당수가 들어차고 있다.

코로나 철통보안이 관건
일부 호텔은 위험수위까지
신동빈·정용진도 갔다…부산 해운대 특급호텔 '기대반 우려반'
이처럼 휴가철을 맞아 갑작스럽게 증가하는 투숙객으로 부산 호텔업계에도 방역이 여름 영업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되고 있다. 해운대를 중심으로 5성급 특급호텔들은 호텔 입·퇴장 시부터 발열체크를 하는 등 신경쓰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에 따른 유·무급휴직 등 인력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호텔들은 위험할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로 인력을 최소화한 상황에서 늘어난 투숙객에 대한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단 것이다.

실제 지난 17일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송도비치는 갑작스럽게 몰려든 투숙객으로 원활한 하우스키핑(객실청소)·체크인이 이뤄지지 않아 소동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투숙이 예정된 수십여 명이 제대로 발열체크가 이뤄지지 않은 채 1시간 가량 로비에서 모여 있어 불안감을 사기도 했다. 해당 호텔 관계자는 "아직 오픈 초기인 데다, 코로나로 인력수급이 어려워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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