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복 '신호탄'…SK하이닉스 영업익 1.9조 쐈다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0.07.23 13:05
글자크기

(종합)

반도체 회복 '신호탄'…SK하이닉스 영업익 1.9조 쐈다


글로벌 클라우드 업계 1위인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AWS(아마존웹서비스)는 최근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확장했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폭증한 동아시아 언택트(비대면)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MS(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등의 후발 주자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다.



올 초 미국 내 100억달러(약 12조100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한 구글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센터 설립을 서두르는 등 글로벌 IT 업계에서 서버 용량 확대가 최우선 과제로 급부상했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 덕분에 서버용 D램 가격은 최근 6개월새 40달러 가까이 뛰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서버용 D램 가격(DDR4 32GB 기준)은 올초 109.0달러(약 13만680원)에서 지난 5월 143.1달러(약 17만1500원)까지 올랐다.



SK하이닉스 2Q 영업익 1조9467억 깜짝 실적
23일 발표된 SK하이닉스 (174,100원 ▼8,200 -4.50%)의 2분기 실적에서도 서버용 D램 수요 급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날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6065억원, 1조94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205% 늘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와이즈에프엔 집계 1조7398억원)을 2000억원 이상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23%에 달한다.

실적 일등공신은 역시 서버용 D램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휴대폰 시장이 주춤한 탓에 부진했던 모바일용 메모리 성적을 서버용 D램이 상쇄했다. D램 전체 출하량은 1분기보다 2% 증가했고 ASP(평균판매가격)은 15%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비중이 처음으로 50%에 육박하는 성과를 보였다. 1분기와 비교해 출하량과 ASP가 각각 5%, 8% 각각 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차진석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서버 메모리의 강세가 지속된 데다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가격환경이 조성됐다"며 "가격 상승폭이 큰 제품을 위주로 시장의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서버·모바일·콘솔 게임 '쓰리톱' 기대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도 비교적 우호적인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코로나19와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이 코로나19 여파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하반기에는 모바일용 메모리 판매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2세대(1Y) 모바일 D램의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할 계획이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등 콘솔 게임의 하반기 출시도 호재다. 올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부터 고성능 128단 낸드의 판매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D램 가격이 최근 하락세에 접어든 것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D램 익스체인지는 서버 D램의 3분기 고정거래가격이 2분기보다 5% 이상, PC D램도 5% 수준의 하락할 것으로 봤다.

차 CFO는 "하반기 ASP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본다"며 "올 하반기가 메모리 가격 저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이퍼 클라우드 업체들의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고 있는 데다 주요 국가의 IT 인프라 확대 정책에 따라 서버향 제품의 확대가 예상된다"며 "내년 D램과 낸드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는 올해 대비 각각 20%, 30% 초반 수준의 성장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