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자영업 매출이 감소해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됐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국내총생산(GDP)은 –2.9% 감소했고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1.4%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또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에 의하면 업황실적이 도소매업 56(-13p), 숙박업 18(-49p), 서비스업 59(-17p) 등으로 전년 동월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수가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긍정, 낮으면 부정으로 평가한다.
또한 영업이 어려워진 자영업자는 폐업하거나 직원을 줄이면서 직원 있는 자영업자가 17만3000명 줄어든 대신 1인 자영업자는 1만8000명 늘었다. 2002년 이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와 1인 자영업자가 2~3년씩 번갈아 증감을 반복했으나 올해는 급격한 매출 감소가 폐업 또는 해고로 이어져 큰 변동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동안도 자영업의 영업 환경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6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2002년 632만명(전체취업자의 28.0%)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점 감소하면서 임금근로자로 편입됐다. 자영업 과밀화가 해소되는 과정이었지만 폐업한 자영업자에게는 실패한 사업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장래 자영업 환경도 낙관적이지 않다. 아직도 해외 선진국에 비해 자영업 비율이 높은데다 인구감소까지 예정돼 있어 소비지출과 매출액이 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온라인 매출 성장세는 오프라인 자영업 위기를 더했다.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매출은 비대면 접촉에 특화된 성격을 잘 드러냈다. 코로나 사태와 상관없이 성장세를 이어간 온라인 쇼핑은 5월 소매판매액의 25.3%로 전년 대비 4.4%p 증가했다. 온라인 거래 중 모바일 쇼핑 비중이 68.3%를 차지하면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을 압도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모바일 쇼핑>온라인 쇼핑>오프라인 쇼핑 순으로 거래액이나 증가율이 올라가면서 오프라인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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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부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위탁으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조사한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 조사’에 의하면 6월 소상공인들의 경기 체감과 전망이 크게 좋아졌다. 경기전반에 대한 체감이 82.6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0p 상승했고 전망은 98.9로 전년 동월 대비 16.8p 상승했다. 소상공인 설문조사 대상자들은 매출과 자금사정도 전년보다 나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가 2월 3일부터 조사한 ‘소상공인 매출액 조사’에서도 코로나 사태 직후부터 급격히 매출이 떨어져 4월초 코로나 발생 전보다 70% 감소까지 급락했다가 6월 들어 30% 감소까지 줄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긴급재난지원금과 온누리상품권・지역사랑상품권 등이 사용되면서 소비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제주, 강원 등은 여행객 수 증가로, 부산·울산·경남 등은 코로나 확진자 감소가 경기회복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렇지만 아직 자영업 전반에 걸친 우려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확진자수가 감소해도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 이뤄지기 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 최근 서울, 충청, 전라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할 때마다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면서 지역경제에 바로 영향을 미쳤다. 감염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 내수 기반 자영업자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또한 아직 비대면 방식 전환이 완전치 않고 모든 업종이 비대면 접촉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자영업 존립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대책은 어려움을 더했다. 지금까지는 재정확대를 통한 재난지원금으로 소비지출을 늘리거나 고용안정지원금, 고용유지지원금 등 직접지원으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자영업 영업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려면 매출액이 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선 개인소득과 소비지출 증가가 필요하다. 결국 자영업자와 임시·일용 근로자의 고용 안정이 내수 진작과 경기회복의 관건으로 올해 경제 정책은 다른 무엇보다 고용 유지에 가장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