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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7.2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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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고령인 근감소증, 재활인 보행장애 도울 ‘착용형 보행보조시스템’ 개발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보행보조시스템이 실시간으로 근육 신호를 분석하고 신체활동을 보조하고 있는 모습/사진=ETRIETRI 연구진이 개발한 보행보조시스템이 실시간으로 근육 신호를 분석하고 신체활동을 보조하고 있는 모습/사진=ETRI


국내 연구진이 전기로 근육과 관절을 자극해 일상 활동과 근육 발달을 도와주는 보행보조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근육에서 발생하는 근활성 신호에 전기자극을 가해 착용자가 원하는 대로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착용형 보행보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보행보조시스템은 신체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 뒤 전기 신호를 지시하는 17x6cm 크기의 패치와 근육 신호를 감지하는 센서, 전기자극 모듈, 컨트롤러 등으로 구성됐다. 무게는 배터리를 포함해 약 950g인 데다 레깅스를 입어 가릴 수 있을 정도로 부피가 크지 않아 착용에 부담이 없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보행보조시스템 구성 부품/사진=ETRIETRI 연구진이 개발한 보행보조시스템 구성 부품/사진=ETRI
우리 몸의 근육은 작은 양의 전류만 줘도 수축하기에 전기를 통해 인위적 근육의 수축을 유발할 수 있다. 기존에 사용된 전기자극을 이용한 근육 강화·수축 방식은 작동 시간과 패턴 등이 이미 프로그래밍 된대로만 작동하기에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반복 동작만 적용 가능하다.
고령인을 대상으로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보행보조시스템을 착용한 뒤, 임상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사진=ETRI고령인을 대상으로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보행보조시스템을 착용한 뒤, 임상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사진=ETRI
ETRI의 보행보조시스템은 원하는 근육 위치에 패치를 붙이고 활동하면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근육 신호로부터 동작 의도를 파악한 뒤 사용자별 적합한 미세한 전기 신호(5~35mA)를 근육에 줘 운동을 보조한다. 연구진은 “사용자가 움직일 때 근육에서 발생하는 신호에서 관절의 방향, 동작의 세기를 파악하는 동시에 전기자극으로 근육의 수축을 제어하는 방식”이라며“자연스럽게 동작을 제어해 자유도가 높고 편한 활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고령인을 대상으로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보행보조시스템을 착용한 뒤, 임상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사진=ETRI고령인을 대상으로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보행보조시스템을 착용한 뒤, 임상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사진=ETRI
연구진은 고령인을 대상으로 하지 근육 8곳에 이 시스템을 부착한 뒤, 탐색 임상 시험을 2년간 진행했다. 그 결과 보행속도와 근육량이 증가하는 등의 효과를 얻었다. ETRI로부터 임상을 위탁받아 수행한 삼육대 물리치료학과 이완희 교수는 “계단 오르기의 경우, 대사 에너지가 약 8% 감소했고, 평지보행에서는 보행 속도가 약 13% 증가했다”며 “상용화시 근쇠약 고령인의 맞춤형 재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TRI 신형철 휴먼증강연구실장은 “보행보조시스템은 고령인들의 활동성을 높여 건강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재활 분야나 근육강화를 위한 헬스 및 홈트레이닝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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