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문 열린 ISA…소득 없는 학생·주부도 가입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7.23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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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정부가 똑똑한 통장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육성한다. 근로 소득이 없더라도 만 19세 이상 거주자면 가입할 수 있고, 전년도 미납분에 대한 납입한도 이월도 허용했다.

자산운용 대상도 확대됐다. 상장주식이 포함됐다. 부진한 ISA 수익률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다만 세제 혜택은 이전과 그대로여서 가입자 증가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소득 없어도 만 19세면 가입 가능…연장 계약도 가능
정부는 22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세법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일정기간 보유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우선 가입대상을 확대했다. 현재 근로소득자 및 사업소득자, 농·어민 등으로 돼 있는 ISA 가입대상을 만 19세 이상 거주자로 확대했다. 근로소득이 없더라도 만 19세만 넘으면 가입할 수 있다. 근로소득이 있으면 만 15세 이상 거주자도 가입할 수 있다.



계약기간도 완화했다. 기존에 5년(단축 또는 연장 불가)으로 못 박혀있던 계약기간은 3년 이상의 범위에서 계약자가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기간 3년이 지나면 계약자의 선택에 따라 연장 혹은 해지할 수 있다.

납입한도 이월도 허용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000만원만 납입했다면, 올해 연간 납입한도인 2000만원에 더해 1000만원을 추가로 총 3000만원을 넣을 수 있다.

저조한 수익률 극복...제자리 세제혜택 가입 유인 없다
ISA의 자산 운영범위도 확대됐다. 기존 ISA는 예·적금, 집합투자증권(펀드) 등에만 투자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으로 상장주식까지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상장주식까지 확대한 건 그동안 ISA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저조한 수익률 때문이다. ISA를 취급하는 국내 13개 은행들의 지난달 기준 ISA 전용 예금 1년 만기 평균 금리는 0.93%다. 수수료를 떼고 나면 사실상 수익률은 마이너스(-)나 마찬가지다.

저조한 수익률에 ISA는 외면 받았다. ISA가 출시된 2016년 말 240만명이었던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208만명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서는 190만명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수익률이 개선되도 가입자가 돌아올지 미지수다. 미미한 비과세 혜택 때문이다. ISA는 만기 인출 시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 200만원(서민형 400만원) 초과분은 9% 분리과세한다. 5년 간 받을 수 있는 세제 혜택은 약 30만원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주식을 포함시킨다 하더라도 납입한도가 정해져 있어 낼 수 있는 수익률이 한정적"이라며 "납입한도와 비과세 혜택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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