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냄새'가 악취? LG 세탁세제 포장지 문구 논란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0.07.2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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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냄새'가 악취? LG 세탁세제 포장지 문구 논란


LG생활건강이 출시한 프리미엄 액체세제 '테크 : 호르몬으로 인한 특유취 제거'가 포장지에 5대 특유취로 '남편 냄새'를 기입해 논란이 일자, 남편 냄새 대신 '중년기 체취'로 변경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테크의 겉면 포장지를 촬영한 사진과 함께 "테크 세제의 포장지에서 '5대 특유취'에 남편 냄새라고 쓰인 글을 삭제해 달라"는 LG생활건강 홈페이지 민원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의도는 알겠으나 LG생활건강은 제품에 표시되는 문구에 신중을 기해 달라"며 "다른 제품에 '아내 냄새'나 '아내 잔소리 제거'라고 쓰여 있으면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있지 않겠느냐. 보기에 따라 불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확산되며 커뮤니티에서는 "기업이 특정 계층을 향해 지나치게 차별적인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한 누리꾼은 "나이 든 것도 서러운데 남편이 냄새까지 난다고 하니 서글프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LG생활건강 측은 "남녀 구분을 두지 않는 중년기 냄새로 문구를 변경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문제를 제기한 누리꾼은 LG생활건강 측의 민원 답변글을 직접 공개했다.
한 누리꾼이 공개한 LG생활건강 측의 답변.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한 누리꾼이 공개한 LG생활건강 측의 답변.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공개된 LG생활건강의 민원 답변글에는 "(남편 냄새는) 제품 개발을 위해 소비자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소비자가 사용하는 '소비자 언어'에서 적용된 단어"라며 "해당 표현이 남성 소비자들에게 불쾌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LG생활건강 홈페이지의 민원 글은 민원 제기자에게만 공개돼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

현재 네이버 쇼핑·옥션·쿠팡 등 주요 쇼핑몰에서는 포장지가 변경된 '테크'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이 제품에는 5대 특유취로 '남편 냄새' 대신 '중년기 체취'로 변경된 표현을 사용했으며, 일부 판매자들은 '신규 디자인의 제품이 배송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글을 기입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새 제품에서는 모두 변경된 표현이 사용됐으나, 일부 쇼핑몰에서는 여전히 '남편 냄새'라고 쓰인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누리꾼이 공개한 답변글에는 "변경 이전의 제품이 일부 남아 있을 수 있어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중년기 체취'란 표현에 대해서도 "'특정 나이가 되면 냄새가 난다'는 표현 자체가 세대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LG생활건강이 5대 특유취에 '사춘기 냄새' '중년기 체취' '시니어 체취'를 넣은데 대해 "사춘기·중년·시니어 냄새를 묶어 체취라고 하면 되는데 굳이 3개로 나누는 것이 이상하다"는 글을 남겼다.

이와 관련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해당 문구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와 곧바로 검토를 거쳐 수정했다"며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품들은 논란 발생 전 출고된 제품으로, 현재는 표기가 수정된 제품만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테크 특유취 제거 세제'는 LG생활건강이 판매 중인 테크 제품 중 가장 강력한 세척력을 자랑하는 제품으로 세탁해도 지워지지 않는 냄새를 제거하는 기능성 제품이다. 글로벌리서치의 사전 조사에서 '세척력에 100% 만족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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