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檢, '상상인' 대출받은 아리온 수사착수…유준원과 공모 혐의도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2020.07.22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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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온테크놀로지 / 사진제공=아리온아리온테크놀로지 / 사진제공=아리온


검찰이 코스닥 상장사 아리온 (275원 0.00%)테크놀로지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이정필 전 사내이사가 핵심인데, 검찰은 여기에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된 유준원 상상인 그룹 대표의 공모관계도 의심하고 있다.

이정필, 조합원 투자금 모아 아리온 인수 후 전환사채 발행
2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장성철)는 이 전 사내이사의 사기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 사건을 수사 중이다.



이 전 사내이사를 고소한 A씨 측에 따르면 A씨 등은 돈을 불려주겠다는 말을 믿고 이 전 사내이사가 만든 시나르마스 투자조합에 출자금을 냈다. A씨가 낸 돈만 3억원에 달한다.

이 전 사내이사는 조합원들로부터 총 126억 1000만원을 납입받았는데, 이 돈으로 2016년 12월경 아리온테크놀로지 최대 주주에 오른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이 전 사내이사가 시나르마스 조합원들에게 아무런 고지를 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 1회 이상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도 없었다. 시나르마스 조합 규약상 투자대상 회사 선정, 재산 처분 등 중요 결정 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해야 하지만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 A씨 측 주장이다.

여기에 이 전 사내이사는 부인 전모씨가 세운 SSJ인베스트먼트라는 회사를 통해 아리온의 주식과 전환사채로 상상인플러스 저축은행으로부터 51억원을 차용하고 이중 30억원을 이 전 사내이사 측에 전환사채권 대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A씨 측은 SSJ인베스트먼트는 이 전 사내이사가 만든 페이퍼컴퍼니로 상상인플러스 저축은행으로부터 빌린 돈 중 30억원을 빼돌리기 위해 이같은 수법을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나머지 21억원 역시 이 전 사내이사 측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리온에 개입된 상상인 저축은행, 유준원과 이정필 공모?
(성남=뉴스1) 조태형 기자 =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종오)는 12일 금융감독원에서 수사 의뢰한 사건 등 수사를 위해 상상인저축은행 본사와 관계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상상인저축은행 본사의 모습. 2019.11.12/뉴스1(성남=뉴스1) 조태형 기자 =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종오)는 12일 금융감독원에서 수사 의뢰한 사건 등 수사를 위해 상상인저축은행 본사와 관계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상상인저축은행 본사의 모습. 2019.11.12/뉴스1
아리온에 전환사채를 담보로 돈을 빌려준 상상인플러스 저축은행의 유 대표는 최근 구속기소됐다. 코스닥 상장사들에게 사실상 고리 담보대출업을 하면서 외관상으로는 상장사들이 전환사채 발행에 성공해 투자금을 유치한 것처럼 허위로 공시한 혐의다.

여기에 유 대표는 허위공시로 주가가 오르면 그 기회에 보유 주식을 처분해 시세차익을 얻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소인 측은 아리온의 전환사채 담보대출 역시 같은 구조로 이뤄져 있다고 주장한다. 아리온은 2018년 8월 SSJ인베스트먼트가 전환사채권을 담보로 상상인플러스 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렸을 때를 전후로 주가가 4500원대까지 오르며 고점을 찍는다. 이후 아리온테크놀리지의 주가는 꾸준히 하락해 250원까지 떨어졌고 현재는 거래정지 상태다.

이때문에 검찰은 이 전 사내이사와 유 대표의 공모관계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아리온은 지난해 부채비율이 최고치를 찍는 등 회사 상황이 어려워졌고, 이 가운데 내부 갈등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전현직 경영진이 고소고발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는 현 상황에 대한 경영진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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