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또 만난 이재용-정의선…'미래차' 커진 교감·빨라진 속도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안정준 기자 2020.07.2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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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지난1월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지난1월2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235,000원 ▲4,000 +1.73%) 수석부회장이 21일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두번째 '모빌리티 회동'을 했다. 이 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R&D(연구·개발) 메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양사의 전략적 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9시부터 3시간가량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둘러보고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를 직접 시승했다.



이번 만남은 이 부회장의 답방 형태다. 두 달 전에는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401,000원 ▼4,500 -1.11%)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전고체 배터리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방문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동행했다. 현대차그룹에서 정 수석부회장과 서보신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사장, 박동일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부사장 등이 삼성 경영진을 맞았다.



1995년 설립된 현대차 남양연구소는 347만㎡ 규모로 국내 자동차 연구개발 시설 중 최대 규모다. R&D 연구원과 디자이너 등 직원 1만4000여명이 근무한다.

이날 회동에서 전기차 등의 부문 협업 방안을 포함해 어떤 내용도 발표되지 않았지만 차세대 친환경차와 UAM(도심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과 관련해 의견을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다른 그룹 총수가 남양연구소를 방문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라며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양한 중장기 프로젝트를 논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10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를 위해서는 배터리를 포함해 부품사와 협력이 필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토요타-파나소닉, GM-LG화학 (370,500원 ▼8,000 -2.11%), 폭스바겐-SK이노베이션 (103,800원 ▼2,400 -2.26%) 등 완성차업체와 배터리·전장업체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8월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을 비롯해 AI(인공지능), 5G(5세대 통신), 바이오를 4대 신성장 사업으로 선정했다. 2018년 미국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전장부품 글로벌 1위로 도약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기 (142,900원 ▼3,800 -2.59%) 부산사업장을 직접 찾아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시장 선점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내년부터 주행거리 600㎞ 이상의 5세대 배터리 양산에 나서는 등 현대차그룹과 시너지 효과를 낼 분야가 적지 않다.

두 그룹의 협력 분야가 자율주행 기술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는 2018년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인 '엑시노스 오토'와 '아이소셀 오토'를 공개하고 AI와 5G 기반의 자율주행 R&D에 투자하고 있다. 현대차는 남양연구소를 중심으로 완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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