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속 새먹거리 찾고 M&A 단행…23년 만에 매출 75배↑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07.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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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K바이오 대도약]휴온스그룹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100년 역사의 K바이오가 대전환기를 맞았다. 진단키트를 비롯한 의료기기부터 백신·치료제 등 신약개발까지 K바이오의 저력이 전세계의 집중조명을 받으면서 대도약의 기회가 생겼다. 정부도 K바이오를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주요 제약·바이오기업과 그들의 전략을 살펴봤다.

휴온스 제천공장 전경/사진=휴온스휴온스 제천공장 전경/사진=휴온스


휴온스 (21,500원 ▼50 -0.23%)그룹은 1997년 부도위기까지 몰린 작은 제약사였다. 당시 6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3년 만에 75배로 뛰었다. 위기상황에서 필러, 건강기능식품 등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 과감한 M&A(인수·합병)를 단행한 덕분이다. 최근엔 코로나19(COVID-19) 진단키트 사업을 시작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또다시 성장기회로 만들어 글로벌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제품군 완성
휴온스그룹은 핵심 자회사 휴온스와 휴메딕스 (31,800원 ▼950 -2.90%)를 통해 지난달 RT-PCR(유전자증폭), 항체진단, 항원진단 등 코로나19 진단키트 제품군을 완성했다. 관련 제품들을 통해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휴온스는 지난 3월 젠큐릭스의 RT-PCR 진단키트를 도입하고 국내외 판매를 시작했다. 휴메딕스는 지난 5월 코로나19를 10~15분 내에 감지하는 항체진단키트를 생산하고 지난달 감염 초기 환자도 검사할 수 있는 항원진단키트 판권을 바이오노트로부터 확보했다.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해외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국가별로 필요한 진단키트 종류를 확보해야 한다”며 “국가별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멸균·감염관리 자회사인 휴온스메디케어도 주목받는다. 휴온스메디케어의 살균소독제 매출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350% 이상 급증했다. 영국 정부에도 의료용 손소독제 ‘휴스크럽’을 수출했다. 덕분에 휴온스글로벌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66억원과 1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1%와 6.5% 증가한 수치다.



“위기의 순간에 기회 만들어야”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사진=휴온스글로벌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사진=휴온스글로벌
휴온스그룹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오히려 사업영역 확대에 나선 것은 현상유지로는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은 “위기의 순간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전세계 경제상황이 언제 다시 좋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상유지만 해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 부회장의 이러한 지론은 경험에서 나왔다. 휴온스의 전신은 1965년 부친 고 윤명용 회장이 창업한 광명약품이다. 1997년 부친이 작고하면서 윤 부회장은 갑작스레 부도위기에 처한 회사를 맡게 됐다. 당시 윤 부회장은 사세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오히려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M&A를 통해 필러, 건강기능식품 등 수익성이 높은 신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그 결과 현재 지주회사 휴온스글로벌은 제약기업 휴온스, 에스테틱기업 휴메딕스, 건강기능식품기업 휴온스내츄럴 등 자회사와 손자회사 8개를 거느린 중견 제약사로 거듭났다. 휴온스글로벌의 매출은 1997년 60억원에서 지난해 4494억원으로 성장했다.


휴온스, 안구건조증치료제 허가 신청
위기속 새먹거리 찾고 M&A 단행…23년 만에 매출 75배↑
코로나19 관련사업 외에 제약·건강기능식품사업 등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휴온스는 최근 약 5년간 개발한 안구건조증 치료제 ‘나노복합점안제’(HU-007) 국내 임상3상을 마치고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나노복합점안제는 항염효과를 내는 ‘사이클로스포린’과 눈물막 보호 효과가 있는 ‘트레할로스’를 결합해 만든 개량신약이다. 기존 안구건조증 치료제들의 경우 사이클로스포린, 히알루론산 등 단일성분으로만 구성돼 있다. 휴온스는 나노복합점안제를 통해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국내 3000억원, 세계 약 5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국소마취제 ‘1% 리도카인염산염주사제 5㎖, 바이알’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휴온스가 FDA로부터 허가받은 주사제는 4개 품목으로 늘었다. 휴온스의 미국 수출액은 연평균 약 370만달러(약 45억원)에 달한다. 휴온스그룹은 이외에도 국소마취제의 미국 FDA 추가 승인, 의약품·의료기기 신규품목 도입, 연속혈당측정기 ‘덱스콤 G6’ 출시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 보툴리눔톡신 ‘리즈톡스’ 적응증 추가 임상, 나노복합점안제 유럽 임상, 표재성방광암치료제 미국 임상을 진행하고 골다공증 치료제 ‘랄록시펜’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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